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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4차 산업혁명과 자율주행차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2 09:59

수정 2017.08.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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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종암 엑셈 대표
[특별기고]4차 산업혁명과 자율주행차량

구글을 비롯해 실리콘벨리에 위치한 여러 회사들은 직원들을 위해 통근 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고 차량 운영 유지 비용이 비싼 한국과는 달리 자동차 문화가 전세계에서 가장 잘 갖춰진 미국에서 이런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카풀 전용 차선으로 복잡한 도심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으며 운전하는 시간 동안에 여러 가지 개인적인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운전석에 앉아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라디오나 전자책·포드캐스트 청취이므로 왕복 2~3시간을 알차게 이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간파한 영리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일반 회사라면 직원을 위한 통근 버스 운영에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은 목표가 달랐다.
일반인들도 운전에서 해방될 수 있는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꿈꾸면서 집중적으로 기술 확보에 나섰고, 2012년 5월 1일에 네바다 자동차 관리국 주도로 토요타 프리우스를 개조한 구글 자율주행차량이 라스베가스의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치뤄진 운전 면허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경찰관의 눈에 잘 띄도록 붉은 바탕에 자율 주행 차량을 의미하는 무한대 기호와 AU-001이라는 번호가 붙은 기념비적인 번호판은 운전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기술, 문화, 경제, 사회를 관통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에 자율주행 차량은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운명을 타고났다.

자율주행차량은 움직이는 IoT 장비다. 레이다, 라이다, 초음파, 카메라, GPS 등 수 십 여개의 센서로 주변 상황 정보를 수집한다. 자율주행차량은 움직이는 로봇이다. 들어온 정보를 토대로 스스로 상황을 인지해서 판단하고 반응한다.

자율주행차량은 움직이는 사무실이자 오락실이다. 운전 대신 업무나 삶을 윤택하게 하는 활동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차량은 움직이는 물류 시스템이다. 소량의 물건도 경제적으로 운송이 가능하다. 이렇듯 사회의 모습을 전반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엄청나므로 구글, 테슬라, 애플과 같은 IT 회사, 우버와 같은 서비스 회사, 벤츠, 포드, GM과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사운을 걸고 자율주행차량 기술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구글은 알파벳 지주사를 만들면서 자율자량 부문을 웨이모라는 회사로 전담하게 전략을 변경했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차량 면허 보유 수, 총주행거리, 안전성 측면에서 자율주행차량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웨이모는 지도, 이미지 인식, 기계학습, 클라우드 기술을 비롯해 각종 소프트웨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하드웨어 부문에도 뛰어들어 자율주행차량의 제작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센서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는 구글에 비해 자율주행 수준은 낮지만 가장 먼저 상용화에 집중해서 2세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을 탑재한 신형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값비싼 라이다 대신 카메라와 레이다만으로 주변 정보를 처리하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지속적으로 향상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아직 상용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는 구글 웨이모와는 달리 테슬라는 대량 양산 체제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자동차 업계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자율주행차 제조사들은 가능한 많은 운행 정보를 수집해 도로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돌발 상황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하드웨어 기술 발전으로 인해 센서의 해상도와 정밀도가 개선되는 동시에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상황 대응에 필요한 학습이 강화되기 때문에 자율주행차량의 발전속도는 충분한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한 걸음 더 나가서 테슬라 모델 S에는 기본적으로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장착되어 있어서 운행 중에 센서로 수집한정보를 전송해 모든 차량이 이를 공유하게 만든다. 자율주행차량 보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네트워크 효과는 더욱 강력해지므로 자율주행 안전성이 사람을 능가하는 시점이 오게 될 것이다.

이렇듯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승부는 점점 데이터로 기울고 있다. 자율주행차량에서 정밀한 HD급 도로 지도와 운행 중에 얻는 학습 데이터는 안전 운행에 필수적이다. 차량 운행과 관련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끊임없는 학습이 중요해진다. 과거에는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측량을 했다면, 최근에는 카메라가장착된 차량을 활용해 정밀하게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한술 더 떠서 구글과 테슬라는 카메라 영상 정보뿐만 아니라 각종센서 정보까지도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올리고 빅데이터 기술을사용해 기계 학습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최근 한국 자동차 생산 순위가 ‘빅6’에서도 밀려나서 톱 10중 감소율 1위라는 소식이 들여온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자율주행과 관련한 원천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단순히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복잡하므로 소프트웨어 부문, 특히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부문에 집중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또한 데이터 확보와 처리를 위한 빅데이터·인공지능 인프라도 발빠르게 구축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량이 대세가 될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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