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입 막기 위해
남자 교사가 여고생 교실에 360도 회전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사실이 드러나 교육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학생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4일 이 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학생 A양 등은 트위터에 'N여고' 계정을 만들고 그동안 B교사가 학교에서 해왔던 행동과 발언을 폭로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문제의 B 교사는 생활기록부를 언급하며 학생들의 입을 막으려 했고 평소 여성혐오성 발언을 서슴지 않은데다 교장 역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생각이다.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21일 학급 담임이던 40대 교사 B씨는 이날 저녁 자율학습이 시작되기 전 교탁 위 필통 바구니에 와이파이 통신망 기능을 갖춘 카메라 1대를 학생들 몰래 설치했다가 발각됐다. 학교 측은 B씨에게 징계가 아닌 육아휴직을 허용하고 도교육청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양은 "선생님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당일 오후 7시 40분 몰카를 설치했다는 말은 거짓이며 발견 당시 기록해둔 시간이 오후 7시 10분이다. 오후 7시 50분께 선생님이 카메라를 찾으러 들어왔고 처음 카메라와 가까이 위치한 학생들이 카메라를 발견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께"라며 "교사 거짓말에 같은 반 급우들은 분노를 느끼고 있고 모두 처벌을 원하고 있다. 몰카 발견 당시 B교사는 '너네는 여학생이라서 발끈하냐, 예민하다'고 해서 한 학생이 '그게 장난이에요?'라며 눈물을 보여도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얼버무렸다"고 주장했다.
몰카 사실이 발각된 뒤 학생 및 학부모 항의가 잇따르자 B교사는 생활기록부를 운운하는 등 협박성 발언으로 항의전화 자제를 요구했다고 한다.
A양은 "우리 반 학생들이 생기부 기록에 피해를 우려해 신고를 하지 못하고 망설이던 상황에서 다른 반 친구가 신고해서 이 사건이 알려질 수 있었다. 이후 B교사는 협박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우리는 협박성 발언으로 들렸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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