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청소년, 장애인 체험해보니 관광지, 쇼핑에 큰 어려움
【울산=최수상 기자】"휠체어를 타고 있으니 사람들이 쳐다보는 불편한 시선이 느껴졌어요. 휠체어만 탔을 뿐 다른 게 하나도 없는데…“
울산 북구 장애인인권센터는 14일 울산의 비장애 청소년들이 장애인과 함께 지역 유명 관광지와 쇼핑거리를 다녀 본 결과, 교통편 이용과 쇼핑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북구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센터 교육장에서 청소년 인권학교를 진행했다. 올해 4회째 운영되는 청소년 인권학교는 장애인을 이해하는 이론교육과 장애체험, 1박2일 인권캠프 등으로 구성돼 청소년들이 장애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셋째 날인 지난 11일에는 6명의 장애인과 21명이 비장애 청소년들이 3~4인으로 한 팀을 이뤄 장애인 이동 체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장애인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울산의 대표적인 유명 관광지와 쇼핑거리인 대왕암공원과 고래마을, 간절곶, 성남동 젊음의 거리, 삼산동 디자인거리, 울산대학교 바보사거리 등을 다녀봤다.
그 결과 참가 청소년들은 장애인 택시 '부르미'를 부르거나 저상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컸다고 전했다. 참가 청소년들이 이날 이용한 '즉시 콜'의 경우 해당 택시의 지체로 경우 30분~1시간 정도 대기 시간이 걸렸고 저상버스 역시 차량부족으로 인해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린데다 때마침 도착한 버스조차도 리프트가 고장나 휠체어를 들고 탑승하는 불편을 겪었다.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쇼핑을 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뒤따랐고 특히 일반인에게 별 것 아닌 계단과 턱은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을 어렵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래군(효정중 3)은 "휠체어를 타 보니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며 "울퉁불퉁한 길, 곳곳에 설치된 계단, 일반인에게 보이지 않는 턱 등이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는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김군은 "관광지는 물론이고 식당 같은 곳에서 조금만 장애인에 대한 신경을 써 준다면 좋겠다"며 "단 몇 시간의 체험이었지만 장애에 대한 더 많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북구장애인인권센터 성현정 센터장은 "장애인들도 접근성이 갖춰진 곳에서는 전혀 자신이 장애인임을 느끼지 않고 생활할 수 있음을 청소년들에게 알게 해 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며 "장애인과 함께 이동하고, 밥을 먹고, 자면서 텔레비전이나 책 속의 장애가 아닌 진짜 장애에 대해 학생들이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북구는 장애인의 인권과 권익보호 등을 위해 장애인인권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북구장애인인권센터는 장애인인권포럼이 맡아 운영 중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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