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이슈헌터] "어차피 나중에 다 묻혀" 강릉 여고생 5명, 7시간 폭행에 영상 중계까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5 11:19

수정 2017.09.05 16:35

/사진=피해자 친언니 이 모씨 제공
/사진=피해자 친언니 이 모씨 제공

/사진=피해자 친언니 이 모씨 제공
/사진=피해자 친언니 이 모씨 제공

최근 일명 '부산 여중생폭행사건'이 전 국민적인 공분을 사며 청소년보호법이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진 가운데 지난 7월 일어난 강릉 여고생 집단폭행사건도 재확산되고 있다.

이 사건은 피해자 A양의 친언니인 이 모씨가 4일 청소년보호법 폐지를 주장하며 당시 사건 정황과 피해자 사진 그리고 가해자의 대화 내용을 캡처한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이후 이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 모씨의 글에 따르면 동생 A양(17)은 지난 7월 17일 강릉 경포 해변에서 새벽 3시께 또래 친구 다섯과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었다. 먼저 가해자 중 1명이 A양에 대해 그동안 쌓인 불만을 털어놓으며 싸움이 시작됐고 급기야 A양을 때렸다.
그러자 나머지 가해자들이 달려들면서 집단 폭행으로 확산됐다. 이 자리에서 가해자 한 명은 "적당히 해라"라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가해자 4명은 A양을 집단 폭행하면서 얼굴과 몸에 침을 뱉고 욕설을 했으며 가위로 위협을 가했다. 또 A양의 금품을 빼앗고 휴대폰은 모래에 묻기도 했다.

그러다 날이 밝자 이들은 가해자 중 한 명의 자취방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후에도 폭행은 계속돼 장정 7시간 동안 이어졌다. 더욱이 가해자 중 한 명은 폭행 장면을 찍고 지인에게 영상통화로 중계까지 했다.

그리고 전날 밤 폭행에 가담했던 한 명이 돌아와 A양의 심한 몰골을 보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죽을 사와 떠먹이려 했지만 가해자 중 한 명이 "돈 아깝게 왜 먹이냐"면서 자기도 먹고 싶다며 이를 빼앗아 먹어 버렸다. 그리곤 "쟤 얼굴 봐 징그러워"등의 말을 했다.

이후 가해자들은 해수욕장으로 놀러를 가려고 A양을 풀어주려 했지만 A양의 신고가 두려운 나머지 화장실에 묶어두려 했다. 결국 해수욕장까지 동행한 B양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지인의 신고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일로 A양은 전치 2주의 상해진단을 받았고 현재 입원 중이다.

/사진=피해자 친언니 이 모씨 제공
/사진=피해자 친언니 이 모씨 제공


하지만 사건은 경찰에 신고되고도 조사가 지지부진하면서 피해자와 가족의 억울함은 커져갔다. 이 씨가 공개한 가해자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가해자 한 명을 두고 "한 달정도 (감옥에)갔다 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라고 했으며, 이 사건이 온라인에 올라오자 신상이 퍼지면 "우리도 고소하면 된다. 정신적 피해보상요구 하면된다"면서 "상관없다. 어차피 다 흘러간다. 나중에 다 묻힌다"라고 반성은커녕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였다.

비난 여론이 일자 가해자 중 한 명인 B양은 자신의 SNS에서 해명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B양은 "아무 이유 없이 때지는 않는다"면서 친구였던 A양이 지낼 곳이 없어 자취방에 재워주면서 방세를 같이 내기로 했지만 방세내기로 한 날에 A양이 자기 짐만들고 가버렸으며 친구의 엄마에게 심한 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낙태를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말하고 다녔으며 친구의 돈을 함부로 대하고 A양이 술을 마시다가 안 마신 것처럼 이야기하는 등 뻔뻔하고 화가 나 괘씸해서 때렸다고 주장했다.


친언니 이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부산 여중생폭행사건을 보면서 동생의 억울한 일을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더 화가 나는 건 가해자들은 죄의식 없이, 미안한 반성하는 모습없이 저렇게 잘 살고 있는데 동생은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힘들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소년법이 폐지되서 제대로된 처벌을 받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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