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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위기' 바른정당號..유승민 '독배' 들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0 14:46

수정 2017.09.10 15:08

劉 "사즉생 각오로 구당"..비대委 맡으면 원내 2.3.4당 대표 모두 대선주자 '이색'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야당대표는 모두 대선후보?
지난 5·9 대선에서 바른정당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이혜훈 전 대표의 자진사퇴 이후 난파위기에 처한 바른정당의 새 선장에 등극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오를 경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이어 원내 2·3·4당 야권 대표가 모두 지난 대선후보로 채워지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빼고 모든 야당대표가 대선후보급 인사인 셈이다. 현재로선 유 의원이 당내 의견과 총의가 모아지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劉, "사즉생 각오로 당 살릴 것"
자진사퇴한 이 전 대표가 금품수수 의혹으로 사법당국의 수사선상에 오른 데다 한국당과의 연대 및 통합 가능성, 국민의당과 협치 등 안팎으로 다양한 '압박변수'가 등장하면서 당의 향후 진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기서 퇴보하면 우리는 죽는다. 여기서 전진하면 우리는 희망이 있다"며 "바른정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며 '사즉생'의 정신으로 당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전 대표가 낙마하면서 유 의원이 지도부 공백을 메울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이 정도의 결기도 없이 무슨 개혁보수를 해내겠느냐"며 "저는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라고도 밝혔다.

당의 구원투수이자 난파위기에서 당을 구할 새 선장이라는 '독배'를 기꺼이 들고 당원들과 함께 험난한 정치여정에 죽을 각오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유 의원은 "현실의 진흙탕 정치속에서 우리가 꿈꾸던 개혁보수의 길을 가려면 초인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당장의 선거만 생각해 우리의 다짐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개를 들고 있는 한국당 및 국민의당과 연대 내지는 통합론을 '가치를 져버린 정치공학적 짝짓기'로 규정하고 당초 창당이념인 '개혁보수의 길'을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마음으로 걸어가자는 '자강론'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회의원·원외 연석회의 '분수령'
당 지도부도 새 지도부 구성논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예산과 입법, 안보 및 국방, 경제이슈를 다뤄야 할 정기국회 초입에서 조속히 당을 추스르고 대응전략을 가다듬기 위해서 하루빨리 지도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과 의원 간담회, 만찬 등을 통해 새지도부 구성과 정기국회 대응전략 등을 숙의할 예정이다.
오는 12일쯤 의원총회를 거쳐 13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위기 극복방안의 총의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각자 당 정비와 혁신작업에 돌입한 만큼 바른정당도 대선주자급인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 위기를 정면돌파하고, 제2 창당 수준의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원외위원장을 중심으로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전당대회때까지 현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자는 의견도 나오면서 유 의원을 정점으로 한 '자강론'과 '통합론'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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