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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리스크,이번엔 좀 다르지 않나"...文대통령 뉴욕 경제설명회,어떤 질문 나왔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1 07:25

수정 2017.09.21 07:25

첫 질문,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단 수장 슈워츠먼 회장 
북핵 리스크 대응 구상, 서울-워싱턴 소통 수준 물어
윌버로스 등 트럼프계 인사 총출동
韓 재벌개혁, 분배정책에도 관심 표명..文 대통령 "재벌체제 그대로 가선 안돼"  
사상 처음으로 韓대통령 질의응답 실시 
"北核리스크,이번엔 좀 다르지 않나"...文대통령 뉴욕 경제설명회,어떤 질문 나왔나


뉴욕(미국)=조은효기자】 "한국이 대외적인 충격에 대해 견디는 힘은 전보다 강해졌습니다. 그런데 '북한 리스크'와 관련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습니까. 서울과 워싱턴의 의사소통은 어떻습니까."
20일(현지시간)미국 뉴욕 맨하탄 인터콘티넨탈호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첫 질문은 북핵리스크였다. 질문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단(전략정책포럼)의 수장이자 미국 투자업계 거물인 스티브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포기시키기위해 최고도의 압박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한·미의 생각이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으며,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가하되 외교를 통해서 '평화적 방법'으로, 평화를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이뤄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한·미 간 생각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이 국가IR에서 미국 월가 '큰 손'들과 공개적으로 대화에 나선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해 국가IR을 실시한 적은 있으나 모두발언 외 질의응답은 수행한 장관과 실무자들이 답하는 정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핵리스크' …"이번엔 좀 다르지 않나"
이번 행사엔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회장,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인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등 미국 금융계 거물 8명과 월가 투자자 출신의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총출동했다.
이중 로스 장관은 물론이고, 슈워츠만 회장, 퀘일 회장 등은 미 정가에서 '트럼프계 인사'로 분류된다.

참석자 대부분 수십년 북핵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는 한국 시장에 '이력'이 난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지 않느냐"는 게 현지 투자업계의 반응이라는게 경제당국자의 전언이다.

부시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한 퀘일 서버러스 회장은 이날 오찬을 겸한 간담회 첫 건배사에서 "서울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서울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생각하게 된다"며 "현재 한반도에서 겪고 있는 도전과제는 전례없는 수준의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현장 연설 뿐만 아니라 질의응답에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서다. 우리 정부 측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라인과 함께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참석, 북핵리스크 선제적 차단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는 북핵 도발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고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북핵 리스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시장만 하더라도 올해 꾸준히 상승하여 연초 대비 19%포인트 상승했고, 북한 6차 핵실험 이후에도 오히려 주가가 2.3%p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해 최고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외교적·평화적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우리는 한국이 성공하길 바라며, 그래야 우리의 투자도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어떤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고 진솔하게 의견을 피력해줬으며, 이는 한국과 미국은 위대한 파트너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위안이 됐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월가의 투자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의 새 경제정책방향과 북한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 월가의 투자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의 새 경제정책방향과 북한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美투자업계, 韓 분배·재벌개혁도 관심

현장에선 북핵리스크 뿐만 아니라 전환기를 맞은 한국 성장정책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한국 대기업들은 수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로 재벌개혁이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씨티그룹 관계자), "한국의 경제정책이 성장에 덜 주력하는 것 아니냐. 이것이 기업환경을 저해하지 않겠느냐."(골드만 삭스 관계자)
문 대통령은 "이제는 재벌 체제가 그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벌 체제로 인해 경제가 불투명·불공정한 측면을 해결해야 높이 성장할 수 있으며, 더 공정하고 투명한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기업하기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길이란 이유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새 정부가 이런 정책을 펴는 지금이 한국을 믿고 투자할 때이며, 한국 투자를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성장정책에 대해선 "가계소득을 높여 소비능력을 높여주면서 내수를 진작시키고, 그것이 새로운 경제성장의 길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이 분배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인데 이는 바로 '성장의 길', 한국 경제 새로운 성장의 패러다임이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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