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1주년 강연
"한국이 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된 인터넷 강국이라고 하지만 이용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해외기업들의 서비스다. 5년, 10년이 지나면 우리는 그저 해외 서비스를 이용하기만 하는 디지털 경제 식민지가 될 수도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으로 잘 알려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 경제 식민지가 돼가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만 적용되는 규제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경제 식민지가 돼지 않기 위해서는 역차별 규제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19면
김봉진 대표는 지난 26일 열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1주년 기념 포럼 키노트 강연을 통해 규제 환경 개선없이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단 한국 ICT기업들이 안방인 국내에서 강한 규제를 받는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규제 없이 활개치고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 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에어비앤비에 있는 숙소가 야놀자에 없는 이유는 불법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며 "한국 사람이 한국에 있는 숙박업소를 예약하기 위해 외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에서 돈을 벌면 세금을 내는 우리 기업과 달리 글로벌 기업들은 번만큼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 대표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 전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의 사업모델을 분석해보니 70% 가량은 아예 우리나라에서 규제때문에 사업을 할 수 없는 모델"며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해외로 나갈 전략을 세우라고 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규제에 가로막힌 혁신, 韓 디지털 경제 식민지로 전락 중"
또 그는 "해외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에게 혁신을 보여줄지만 고민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규제를 피해 사업을 만들지 먼저 고민한다"며 "우리가 규제를 고민하는 사이 해외 기업들은 더 큰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김봉진 대표는 규제때문에 혁신이 뒤쳐진 우리나라는 이미 디지털 경제 식민지가 돼 가고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김 대표는 "현재 우리 세대는 궁금한게 생기면 네이버에 검색하지만 이미 우리 아들 딸, 조카들은 유튜브에서 궁금한 것을 검색하고 있다"며 "이제는 정말 역차별 규제를 해소하고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늦추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창업가들이 모여서 규제를 고민하지 않고, 혁신에만 집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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