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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골목의 전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1 11:24

수정 2017.10.11 11:24

[책을 읽읍시다] 골목의 전쟁

골목의 전쟁/김영준/스마트북스

망리단길이라 불리는 망원동, 가로수길, 성수동 등 요즘 ‘뜬다’ 싶은 동네를 가면 처음 만나보는 가게들로 가득하다. 독특한 분위기의 이 가게들은 동네 분위기를 이끌며 새로운 상권을 형성한다. 그런데 땅값이 고공행진하는 강남의 여러 곳들에서는 오히려 이런 색다른 가게들을 만날 수 없다. 오히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가게들로 가득하다.

왜 처음 보는 재미있는 가게들은 뜨는 동네에만 있고, 강남역 등엔 흔한 가게들만 가득할까. 왜 우리나라 커피는 다른 나라보다 비쌀까. 여기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비밀이 있다.
이 책은 부제인 ‘소비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잘 모를 때는 모든 것이 부조리해 보이지만, 비밀의 키는 전쟁과도 같은 이 시장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이 쥐고 있다.

성공한 이들은 대부분 성공 비결로 ‘아이템이 좋았기 때문’ 또는 ‘좋은 상품을 팔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좋은 상품을 팔았음에도 망한 곳들이 즐비한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경제학과 투자이론, 데이터를 통해 기회와 기회로 위장한 위기의 차이를 살펴보며, 이를 통해 소비자와 상가투자자, 사업자가 각기 무엇을 놓치고 있고, 무엇 때문에 성공을 꿈꾸었음에도 쉽게 몰락하는지를 살펴본다.

저자는 가장 먼저 소비시장의 진실에 대해 말한다. 누가 대만 카스텔라를 죽였는지, 부자 아빠 지망생들은 왜 실패만 경험하는지, 소비시장에 대한 무지가 시장을 어떻게 왜곡시키고 소비자, 그리고 소비시장의 생산자인 자영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목조목 살펴본다.

그는 “당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볼수록 당신을 이용하려는 자들은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소비자와 판매자 간에 불신이 깊어질수록 양자가 누릴 수 있는 이익은 줄어든다. 우리가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지키고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양쪽을 이간질하는 자들이 외치는 달콤한 유혹을 넘어 진실을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시장 아이템의 흥망성쇠를 소비자 관심이라는 키워드로 분석한 점도 흥미롭다.
유행 아이템은 어떻게 성장하고 쇠락하는지, 유행 아이템으로 창업하면 왜 실패하는지 등 읽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포인트가 여럿이다.

또 스타벅스, 커피빈 등 유명 커피전문점의 가격이 왜 비싼지 등을 사례로 들어 소비시장의 가격 책정 원리도 들여다보고,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비밀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접근한다.
흔하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성공 스토리의 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가 가진 시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해부하고 사업 성공의 요소에 대해 차분하게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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