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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이대목동병원 췌장암토탈케어 센터장 "빠른 수술, 최상의 환자 치유경험이 목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24 16:55

수정 2017.10.24 16:55

이선영 이대목동병원 췌장암토탈케어 센터장 "빠른 수술, 최상의 환자 치유경험이 목표"
"췌장암 환자에게 '최상의 치유경험'을 주자는 게 목표입니다."
이선영 이대목동병원 췌장암토탈케어 센터장은 '신속, 신뢰, 전문성'을 목표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하지만 췌장암은 다른 암과 달리 굉장히 치료가 힘든 암이다. 전체 암 5년 생존율이 평균 70%에 가깝지만 췌장암은 10.1%에 머물러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약 6000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했다.

이 센터장은 "췌장암은 발견했을 때 이미 3기 이상으로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 빠르게 감성적인 치유경험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2013년 췌장담도센터를 세웠고 올해 췌장암토털케어센터로 발전시켰다. 이 센터장은 지난 7월 센터장을 맡으면서 췌장암토털케어를 이끌고 있다.
췌장암토털케어센터로 발전하면서 달라진 점은 전문성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내원과 동시에 팀 체제로 진단과 치료 전략을 함께 논의한다. 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치료방사선과, 통증의학과가 함께 환자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진단도 다양한 영상의학검사, 초음파내시경검사·초음파내시경 유도하 세침흡인술, 핵의학검사 등으로 신속하게 이뤄진다.

췌장암토털케어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수술이다. 환자가 진료를 한 후에 일주일 후 수술이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했다. 하지만 환자 대기가 많은 대형병원들은 수술을 위해 몇 주나 기다려야 한다. 또 항암치료를 하고 나서 수술일정을 잡는 경우도 있다.

이 센터장은 "췌장암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퍼지는 암이라 무조건 빨리 수술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빠른 수술을 목표로 시스템을 셋팅했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은 1기에는 발견되기 힘들지만 무조건 빨리 수술을 하는 게 좋다. 중기인 2~3기에는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한 후 부가적인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실시한다. 말기인 4기에는 수술이 불가능하므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와 함께 생명연장치료, 통증치료 등이 시행된다.

이대목동병원 췌장암토털케어센터 수술팀은 복강경 수술을 능숙하게 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췌장의 몸통 또는 꼬리 부분에 종양이 있는 경우 시행하는 '원위췌장절제술'을 시행할 때도 비장을 보존한다. 예전에는 비장이 췌장의 꼬리와 맞닿아 있어 함께 절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비장은 우리 몸에서 혈구의 생성 및 사멸을 담당하면서 면역을 담당하는 기관이므로 가급적 보존하는 게 좋다. 물론 췌장암의 경우에는 비장을 포함해 췌장 주위의 림프절을 충분히 절제하는 원위췌장절제술을 하게 된다. 췌장암이라도 복강경으로 수술을 진행해 환자 부담을 최소화한다.

췌장암은 조기발견이 힘든 암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유전적인 소인이 있다면 60대부터는 반드시 1년에 한번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나 내시경 초음파, 췌장 MRI 등을 받는 게 좋다. 또 흡연을 하거나 고지방식을 자주하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도 검진을 해보도록 한다.

췌장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팀, 치료방사선팀, 증상 완화, 통증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수술 혹은 시술 치료 팀의 토탈 케어(Total care)를 위한 팀 워크로 향후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췌장암은 증상이 늦게 나타나고 장기의 특성상 아직까지도 진단 시 수술이 안 될 만큼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수술을 한 후에도 병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은 내시경치료를 담당하는 소화기내과교수와 중재적 시술을 담당하는 영상의학과 교수가 증상 완화와 생명 연장을 위해 스텐트 삽입 등을 상호보완적으로 함께 시술한다. 또 통증을 전문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통증클리닉에서는 췌장암 및 전이성 암성통증치료를 위해 약물치료 뿐만 아니라 신경치료제를 이용한 신경블록(말초신경, 교감신경)과 신경파괴술을 시행한다.

전이성 척추암성통증 치료를 위해 척추체 성형술과 천추 성형술을 시행하며, 항암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교감신경유지통증 등 난치성 통증치료를 위해 치료기도 도입했다.

이외에도 말기 난치성 암성통증 중 최대용량의 마약성 진통제 등에도 조절이 안되는 극심한 신경병증성 및 침해성 통증 치료를 위해서는 척수자극법과 척수강내 약물주입펌프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호스피스팀이 체계적으로 돼 있어 존엄한 임종케어 시스템까지 마련해놨다.
또 중요한 점은 치료를 논의할 때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환자에게 예후를 설명한 후 다시 보호자와 코디네이터의 면담시간을 통해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센터장은 "췌장암이 힘든 암이긴 하지만 의료진들이 환자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치유경험에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치유과정에서 환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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