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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정상외교]文대통령 동남아 韓고속철 사업 도전장..."글로벌인프라펀드 1억 달러 추가 조성"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3 16:38

수정 2017.11.13 17:10

17조원 규모 말레이시아~싱가포르 초대형 고속철 입찰 겨냥
文대통령, 14일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
싱가포르 스마트네이션, 고속철 사업 지원사격 나설 듯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주제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주제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닐라(필리핀)=조은효기자】 "한국과 아세안간 제1의 협력은 '교통협력'이다. 한국의 고속철도 건설·운영 경험을 아세안과 공유하겠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아세안 경제계 대표 500여명이 참석한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서 특별연설에서 중국과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동남아 고속철 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의 아세안 지역 인프라 및 건설수주 지원에 사용되는 한국의 글로벌 인프라 펀드(GIF·현재 3730억원)에 2022년까지 1억 달러(약 1120억원)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제시했다.


다음달 입찰을 앞두고 있는 17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사업 수주를 겨냥한 것으로, 14일 오전 예정된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수주 지원사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사람.상생.평화 3P역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시내 솔레어호텔에서 열린 제50차 아세안정상회의 부대 행사인 ABIS에 참석해 사람공동체(People)·평화공동체(Peace)·상생번영(Prosperity)로 요약되는 3P를 핵심목표로 하는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지난 8일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당시 발표한 신(新)남방정책을 재확인 한 것으로 '사람 중심 국민외교', '상호호혜 자유무역'을 핵심으로 한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한·아세안 상호 교역규모2000억 달러(약 224조원)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속도감있게 아세안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아세안관련 기금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프라펀드 확대뿐만 아니라 △한·아세안 협력기금 출연규모(2019년까지 2배 늘린 연간 1400만 달러) △한·메콩 협력기금(3배 확대)확대 구상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추진하는 역내 연계성(Connectivity)과 연계해 △교통 △에너지 △수자원 △스마트 정보통신분야 등 4대 협력분야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베트남 하노이·호치민의 메트로 건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경전철 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한국의 고속철도 건설 운영경험을 아세안 국가들과 적극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건설 사업' 입찰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17조원 규모의 초대형 철도 인프라 프로젝트다. 한국을 비롯해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과 기술력을 강조하고 일본이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열리는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기업의 수주를 적극 지원사격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고속철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구축·5세대(5G)이동통신망 사업, 발전소 구축 등에 있어서 한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아세안 시장 진출 확대 구상을 제시하는 등 전방위 경제외교를 펼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주제로 특별연설을 한 뒤 참석자들의 요청으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주제로 특별연설을 한 뒤 참석자들의 요청으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평창올림픽 때 시범 서비스하며, 내년 인도네시아 아시안 게임에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다양한 스마트시티 조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건설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성화봉송 로봇, 자율주행 버스, 5G이동통신, 지상파 초고화질 방송 등 최첨단 ICT 기술이 선보일 것"이라며 참석자들에게 "평창을 찾아달라"고 초청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세안국가 韓입국 비자개선"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임기 중에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겠다"며 아세안 끌어안기에 적극 나섰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아세안 지역 국민들에 대한 한국 입국비자 개선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간 정부 고위급 인사 교류뿐 아니라 아세안 국민의 한국 방문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사증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인적자원 개발 차원에서 직업교육기술훈련(TVET) 사업을 통해 아세안 국민들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아세안 장학생과 연수생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내 '범정부 아세안 기획단'을 설치하여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세안과의 국방·안보협력, 방위산업 협력을 더욱 강화해 가겠다고 구상도 제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발표에 앞서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를 통해 "무엇보다 '사람', 즉 한국 국민과 아세안 국민을 중심에 두고 아세안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아세안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의 추가 자유화 협상도 더욱 속도를 내, 보다 자유롭고 포용적인 성장의 길을 닦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기고문은 필리핀 '마닐라 타임스'·'필리핀 스타', 캄보디아 '캄보디안 타임스', 말레이시아 '아세안 포스트' 등에 기고됐으며,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회원사인 전 세계 150여 개국 500여 개 언론에 배포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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