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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정유사, 중동發 OSP 복병에 긴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1 16:05

수정 2017.12.11 16:05


두바이유 복합정제마진 추이
(달러/배럴)
시기 정제마진
1월 5.2
7월 6.1
9월 7.8
10월 6.4
11월 5.6
(IEA)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이 아시아지역 원유 판매가격(OSP) 인상에 일제히 나서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안정적인 유가에 따른 양호한 정제마진 흐름이 OSP 인상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내년 1월 아시아지역 OSP를 이달보다 배럴당 0.25~1.2달러씩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아람코가 결정하는 아시아지역 OSP는 통상 역내 기준가인 두바이유와 오만유의 평균 가격과의 차이를 뜻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OSP 인상폭이 예상보다 높다는 반응이다.


대한석유공사 관계자는 "아람코가 지난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의 감산 재연장 결정 이후 겨울철 북동아시아 지역의 계절적 수요 증가를 반영해 1월 아시아 OSP 조정계수를 전월보다 인상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아람코는 아시아 OSP의 대표 유종인 아라비아 라이트유의 경우 이달 대비 배럴당 0.4달러 인상키로 했다. 아라비아 라이트유는 이번 인상으로 내년 1월 아시아 물량부터는 두바이유와 오만유 평균가격보다 배럴당 1.65달러 비싼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이는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아시아 OSP 인상은 중동 산유국 전체로 확산된 상황이다. 아랍에미리트(UAE)도 11월 아시아 OSP를 전달보다 배럴당 0.28달러 올렸다. 이로써 UAE 원유는 두바이유 대비 배럴당 2.83달러 높게 판매됐다. 카타르도 11월 OSP를 10월보다 배럴당 5.65달러(해상유 기준)나 인상해 배럴당 61.45달러에 공급했다.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판매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겨울철 등경유 소비 확대 등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 구매 물량은 상당기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동산 수입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도입비용 상승으로 정제마진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제 후 제품가격과 원유 수입가의 차이로 정유사 수익구조의 절대적인 변수다.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제마진은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싱가포르 두바이유 기준 복합정제마진은 올 1월 배럴당 5.2달러에서 하반기 들어 6~7달러대를 유지해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중동 산유국들의 OSP 인상으로 11월 정제마진은 배럴당 5.6달러로 떨어진 상황이다.
통상 정제마진은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유사 관계자는 "중동 산유국들의 OSP 인상은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 통설"이라며 "물론, 정제마진은 유가, 수급상황 등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OSP가 인상된 상황에서 제품가 인상폭이 그에 못미친다면 수익성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동 OSP가 1달러 변동할 경우 국내 정유사 수익 규모가 1조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추산도 있다"며 "국내 정유사들이 OSP 인상에 따라 미국 등 비중동산 원유도입 확대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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