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망치로 개 6마리 죽여"...딸에게 '절대 존재' 이영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2 12:38

수정 2017.12.12 14:02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여중생을 유인, 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진=연합뉴스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여중생을 유인, 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진=연합뉴스
12일 '어금니아빠’ 이영학(35)이 재판에서 “화가나 개 6마리를 망치로 때려 죽인 적이 있다. (범행에 대해) 딸은 두려움에 떨었고 (그런 딸을) 나는 무시했다”며 공범 혐의를 받는 딸(14)을 두둔했다. 딸은 자신의 친구를 성추행·살해하고 사체를 야산에 버린 아버지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영학이 초등학생 때부터 딸을 지속적으로 폭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영학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딸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내가 강압적이어서 딸은 항상 모든 말을 따랐다”며 “(범행 과정에서) 주저하면 화를 자주 냈다”고 밝혔다.

딸이 자신의 강요로 인해 범행을 도왔다는 주장이다.

딸의 변호인은 이영학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딸을 폭행해 온 사실을 폭로했다. 딸의 변호를 맡은 이남철 국선변호사는 이영학에게 “평소 아내와 딸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았다.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영학은 “심한 장난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이영학은 초등학생때부터 딸을 한달에 두 번 이상 폭행해왔다. 딸은 이날 재판에서 가방으로 머리를 맞은 사실이 기억에 남는다고 이영학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영학의 사이코패스적인 행동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영학은 “정신병 앓고 난 다음에 집에서 화가 나 키우는 개 6마리를 망치로 쳐서 죽였는데 그걸 딸이 안다”며 “평소 정신이 나가면 화를 주체할 수 없이 크게 낸다”고 말했다. 이영학이 딸이 자신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꺼낸 말이다. 또 검찰이 확보한 이영학 차량 블랙박스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영학은 중학생 딸에게 범행을 도와주면 2000만원 가량의 돈을 준다며 범행을 강요한 정황이 담겨있다.

이날 이영학은 딸이 공범 혐의를 받을 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두려워하는 딸에게 사체유기를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영학은 “다리를 다친 이후에 10kg이상은 들지 못한다. 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며 “딸이 두려워서 머뭇거릴 때가 있었다. 내가 모두 무시하고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딸은 아버지가 친구를 살해한 과정을 설명할 때마다 한숨을 내쉬며 땅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성호 부장판사는 딸이 강압적인 상황에 놓여있었더라도 아무 반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며 딸의 정신 감정을 결정했다. 이 판사는 “이영학의 범행 지시에 저항하지 않고 따른 이유를 확인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지속적으로 딸에게 ‘무슨 생각으로 친구를 집에 데려왔고, 사체 유기를 했는지’, ‘왜 반항하지 못했고, 당시 감정 상태는 어땠는지’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딸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답하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등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0일 이영학의 재판을 열어 추가 기소되는 혐의를 심리한다. 검찰은 이영학을 보험 사기, 후원금 편취, 아내 성매매 강요 및 폭행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또 재판부는 이영학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모씨(36)에 대해 재판이 길어지게 되자 보석으로 석방하기로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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