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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2년물 수익률 2.0% 돌파…근원 CPI 11개월 최대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5 05:50

수정 2018.01.15 05:50

12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이 2.0%를 뚫고 올라갔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근원 소비자물가가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라 연내 금리인상 전망에 힘이 실린 결과다.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1bp(1bp=0.01%) 상승한 2.547%에 호가됐다. 사흘 만에 반등했다. 장 초반 근원 물가 발표 후 2.594%까지 올랐다가 오름폭을 줄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급하게 인상할 위험은 작다는 독일 중앙은행 총재 발언이 독일·미국 수익률을 동시에 압박했다.

장기 물가전망에 민감한 미국채 30년물 수익률은 1.4bp 낮아진 2.854%를 나타냈다.
근원 물가 발표 직후 2.903%까지 올랐다가 되밀려 2.848%까지 갔다. 금리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2bp 높아진 2.010%를 기록했다. 장 초반 2.026%까지 상승했다가 오름폭을 줄였다. 5년물 수익률은 2.4bp 오른 2.346%에 호가됐다. 한때 2.382%까지 상승했다.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등락을 거듭하다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전장보다 0.4bp 내린 0.513%에 거래됐다. 독일 연정협상 진척으로 장 초반 0.543%까지 갔다가 독일 중앙은행 총재 발언으로 되밀렸다.

독일 호재에 따른 유로존 정치안정 기대로 주변국 국채수익률은 일제히 떨어졌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이 7bp 하락했고 스페인 10년물 수익률도 4.1bp 낮아졌다.

영국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장보다 3bp 상승한 1.339%에 호가됐다. 스페인·네덜란드가 ‘소프트 브렉시트(영국이 유럽연합과 긴밀한 관계 유지)’에 열린 자세라는 언론보도가 기폭제였다.

당국이 디레버리징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중국 10년물 수익률은 4%를 넘어섰다. 4.025%로 전장보다 6.7bp 급등했다. 일본 10년물 수익률은 0.074%로 0.2bp 높아졌다.

■글로벌 채권시장 주요재료들

ECB 내 대표적 매파 인사가 금리인상을 급하게 나설 위험은 작다고 강조했다. 옌스 바이드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ECB의 금리인상이 임박하지 않았다. 현 초저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갑자기 빠르게 올리면 은행들이 특히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완전한 정상화는 오랜 경로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월 미 소매판매가 예상대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11월 증가율도 상향 수정돼 이중의 서프라이즈가 되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4% 늘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11월 증가율은 0.8%에서 0.9%로 상향 수정됐다. 자동차·휘발유·건축자재·식품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늘었다. 증가폭이 예상(0.4%)보다 작았다. 11월 증가율은 0.8%에서 1.4%로 대폭 상향됐다.

지난달 미 근원 소비자물가(식품·에너지 제외)가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승속도가 예상보다도 빨랐다. 집세 및 의료비 상승이 물가의 기저흐름을 높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3% 올랐다. 전월(0.1%) 및 예상치(0.2%) 보다 상승폭이 컸다. 전년동월비 상승폭은 1.8%로 전월 기록이자 예상치 1.7%를 웃돌았다. 반면 휘발유가격 반락으로 헤드라인 CPI는 전월보다 0.1% 오르는데 그쳤다. 상승폭이 예상(0.2%) 및 전월 기록(0.4%)보다 작았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예상대로 2.1% 올랐다. 전월에는 2.2% 상승했다.

근원 CPI 호재는 올해 인플레이션 가속도 전망을 강화, 연내 몇 차례의 금리인상 기대에 힘을 실어주었다. 마이클 피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미국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했다. 올해 내내 근원 물가가 계속해서 강해질 것으로 기대할 만한 이유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세 차례 금리인상 확률을 좀 더 높여 보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연말까지 금리가 세 차례 인상되어 있을 가능성을 51%로 높여 가격에 반영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 경제방송 CNBC와 대담에서 “경기과열을 피하려면 올해 금리를 적어도 3차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업률이 3%대를 향해 가고 있다. 미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를 오버슈팅하며 경제에 잠재적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물가전망을 두고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도 있다. 칼 리카도나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 호조는 의료비·자동차 등 몇몇 항목이 견인한 결과”라며 “자동차수요가 이미 고점에 달한 만큼 자동차가격이 추가로 대폭 오르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달러화가 크게 약해지지 않는다면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 전망에 여전히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CPI 발표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더 많은 물가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해 근원 CPI 개선이 연방준비제도에 인플레이션 가속 확신을 주고 있다는 관측을 일축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공화당 세제개혁이 성장률을 높이면서 앞으로 10년간 세수 중립적이 될 듯하다”며 “다만 재무부가 감세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의회에 예산을 더 많이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워싱턴경제클럽 행사에서 “감세로 인한 경제성장 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손해 볼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제개혁으로 10년간 미 재정적자가 1조1000억~1조5000억달러 급증할 수 있다’는 조세합동위원회 주장을 반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godblessan@fnnews.com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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