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가상계좌의 실명제 시스템을 도입하면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상계좌에 대해 위험고객확인의무(EDD)를 적용토록 할 계획이다. 위험고객확인의무는 △고객 명의(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주소와 연락처 △거주지 외에 △금융거래의 목적과 자금출처 △직장 △재산현황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투자자도 가상화폐 거래소와 다른 은행의 계좌로 거래하면 EDD를 적용받는다. 반대로 가상화폐 거래소와 같은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면 EDD를 적용받지 않는다. 문제는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상계좌에도 은행들이 고객확인의무(CDD)를 적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거래소와 투자자들의 계좌 내역에 문제가 있는지 자금거래 흐름도 파악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기존 가상계좌 등이 폐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 투자자들도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할 때 실명제 시스템에 따라 다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만약 무소득자일 경우에는 은행에서 위험고객으로 분류해 계좌 개설을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가상화폐 계좌는 가상계좌인 만큼 EDD를 적용받아 재산현황 등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이같은 가상화폐 가상계좌에 대한 부담이 있다. 잘못 관리해서 EDD를 어겼다고 판명될 경우에는 금융당국의 고강도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가상계좌는 주기적으로 EDD를 점검해야 한다. 은행들의 인력과 비용이 상당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국내 은행의 계좌로 가상화폐를 투자하기 어려워 해외 거래소로 이전할 경우에도 환금과 송금이 어렵다. 당장 송금도 외환거래법에 막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화폐 투자를 위한 외화송금은 해외 당국에서도 막고 있다"며 "국내도 이같은 외화송금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은행을 통한 환금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은행을 통한 환금의 경우 외환거래법의 적용을 받고 송금한도도 제한돼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한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이전보다 강화되면서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있지만, 해외 금융당국의 규제가 국내보다 엄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설명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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