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열리는 끝장토론 사실상 불참으로 돌아서
"승차공유 논의 빼고 참석하기로 했지만 4차위가 먼저 말 바꿔"
택시업계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며 1박2일간 진행하는 끝장토론 '해커톤' 참여 거부로 사실상 돌아섰다. 토론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카풀(승차공유) 논란이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4차위가 택시업계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내달 열리는 끝장토론인 '해커톤' 참여 소식을 알린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승차공유 논의 빼고 참석하기로 했지만 4차위가 먼저 말 바꿔"
택시업계는 해커톤 논의에서 승차공유를 제외했기 때문에 참여를 결정했는데, 4차위가 이 같은 합의를 먼저 깼다고 주장하고 있다. 4차위는 이 같은 택시업계의 '몽니'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최대한 입장 표명을 아끼고 있다. 그동안 택시업계를 사회적 토론과 합의의 장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택시 노사 4단체는 2일 공동성명을 내고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택시업계와 위원회의 협의 결과를 왜곡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면서 "위원회가 택시업계와 협의내용을 사실 그대로 정정하고, 30만 택시 종사자와 국민 앞에 이중적 행위를 사과하지 않을 경우 3월로 예정된 해커톤에 전면 불참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택시업계 성명서 주장을 요약하면 택시업계가 내달 참석하기로 한 해커톤의 주제는 '4차산업혁명과 택시산업 발전방안'으로 여기엔 승차공유를 제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 위원장이 전날 제2차 해커톤에 참여해 "미뤄지고 있는 승차공유 관련 논의는 3월에 개최할 3차 해커톤에서 다루기로 택시업계와 협의를 마쳤다"고 말해 합의를 먼저 깼다는 주장이다.
택시업계는 "(장 위원장 발언으로) 각 언론에서는 일제히 '택시업계, 3월 승차공유 사회적 논의 참여'라 보도함으로써 마치 택시업계가 위원회의 '카풀 앱' 논의에 동의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날을 세웠다. 카풀 앱과 관련한 논의는 3월 해커톤에서도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4차위는 24시간 카풀 서비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과 택시업계가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지난해부터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2월 1차 해커톤, 전날 열린 2차 해커톤에도 택시업계가 참석하지 않아 승차공유 서비스는 논의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카풀 서비스 업계는 매번 참여하겠다고 나섰지만 택시업계가 불참을 통보하며 토론 테이블에 앉는 것을 거부했다.
장병규 위원장은 "스타트업도 힘들지만 택시업계도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택시업계의 발전방향도 함께 논의하는게 맞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커톤에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택시업계의 성명서 발표로 4차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이날 택시업계의 사과 요구 등에 입장표명을 자체하고 있다.
끝장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는 해커톤의 취지와 목표를 살리기 위해 택시업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3차 해커톤에 참석할 수 있는 복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4차위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설득해왔는데 난감한 입장"이라면서 "월요일에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하려고 내부적으로 의견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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