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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표범처럼 만들겠다던 국방부.. 국방개혁 2.0 구체방안은 미흡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9 17:43

수정 2018.02.19 20:56

병력집약적 육군 개혁 한계.. 편제보직 조정 이뤄지지 않아 비편제로 간부 순환율만 증가
자칫 경제적 징병제 낳을수도
軍 표범처럼 만들겠다던 국방부.. 국방개혁 2.0 구체방안은 미흡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 2.0의 핵심인 군 구조개편 작업과 관련,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할 편제 보직 조정이 전혀 준비되지 않았는가 하면 불필요한 규제로 인해 군 구조개편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송영무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군 구조를 개편하고 장비를 개선해 군을 표범처럼 날쌘 군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저출산·고령화 진행속도가 빨라지면서 미래 안보자원인 청년인구 감소 등으로 '병력 중심의 전투력 유지'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군 구조개편 작업이 선행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구체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사직능 분야의 한 예비역은 본지와 통화에서 "병력 소모적인 전쟁개념에서 탈피해 과학화.현대화된 군을 만들겠다는 개혁안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국방개혁 2020을 구상한 노무현정부 이래 역대 정부가 손질하지 못한 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 구조개편 대상은 병력집약적인 육군이다. 사실상 국방개혁은 육군개혁이나 마찬가지지만, 육군의 부담을 줄여줄 만한 조치는 지난 10여년간 전무했다"며 "병을 줄이고 부사관과 장교 중심의 구조로 바꿔 군을 슬림화하기 위해서는 편제 보직 조정이 선행돼야 하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편제 조정 없이 이뤄지는 급작스런 간부 충원도 문제로 지적된다. 부사관 학과의 한 교수는 "이미 부사관과 장교의 과잉 충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지난해 정부가 간부 충원을 늘리면서 일부 야전 부대에서는 충원된 간부를 비편제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편제 보직 운용이 늘수록 인사적체로 불이익을 받는 초급간부가 늘어나는 데다 전역자 증가와 충원 등 인사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개인 전투장비 현대화를 위해 육군이 추진 중인 '워리어 플랫폼' 사업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워리어 플랫폼'은 개인 전투원의 전투복, 방호장비 등을 강화해 생존성과 전투력을 증대시키는 개념으로, 군 구조개편으로 줄어든 병력을 최상의 전투력 발휘로 대체하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야전 군인들이 실제 장비 등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과 다양한 개선요청 사항이 즉각 반영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시각이다. 실제 전투에서 각종 장비 등의 상태에 따라 전투력 발휘 수준이 결정되는 만큼 개선요구 사항을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방위산업 전문가는 "미국 등 선진국은 현장 요구사항이 즉각 반영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규제와 표준화된 군사요구도를 매뉴얼로 만들어뒀다"며 "우리 군은 전문기관도 없고 사업타당성 평가 등 과도한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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