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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자사주 매입 사상 최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9 17:49

수정 2018.02.19 21:02

올들어 1708억弗 매입.. 향후 증시 힘받을지 주목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올해 대폭 늘어나면서 향후 증시를 지지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자사주 매입은 최근 증시 조정 과정에서 특히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밝혀져 기업들이 주가 하락을 자사주 매입 기회로 활용했으며 증시 반등에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말 세제개혁 법안에 서명한 뒤 이달 15일(이하 현지시간)까지 기업들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1708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B. 라일리 FBR의 수석 시장 전략가 아트 호간은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두었던 대규모 현금이 이제 막 돌아왔다. 시스코를 예로 들어보자"면서 "시스코의 해외 자금은 680억달러인데 그중 250억달러를 미국으로 가져와 주식 재매입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기업들의 주식 환매를 추적해온 비리니 어소시에이츠는 올해 1월1일부터 2월15일까지 발표된 자사주 매입(1708억달러)은 동기간 기준으로 기존의 최고치인 2016년의 1472억달러를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2016년 1월1일~2월15일은 증시가 14% 가량 하락한 조정 국면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이었다.

비리니의 리서치 디렉터 제프 루빈은 "자사주 매입은 바닥 역할을 한다.
자연적 매수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몇년째 증시의 큰 손 바이어였으며 현재 활용 가능한 주식 매입 자금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루빈은 "3.4분기말 기업들은 8000억달러가 넘는 화약을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4.4분기 실제 매입 규모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금년에 자사주 매입이 대폭 증가한 것과 관련, 작년말 단행된 세제개혁으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보관하고 있던 막대한 현금을 국내로 반입하게 된 것을 주요 요인으로 지적한다. 민주당은 기업들이 해외에 보관하고 있던 현금을 세제개혁을 계기로 낮은 세율로 국내로 가져올 경우 설비투자나 종업원 처우 개선 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활용, 주주들만 더 큰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증가는 증시에는 호재다.
B. 라일리 FBR의 호간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반입된 자금을 분별력 있게 사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면서 "기업들은 배당금 지급, 주식 환매, 또는 기업 인수합병이나 사업 투자와 같은 무언가에 그 돈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최근 조정 국면에 빠졌던 증시의 빠른 회복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6일 증시 하락 요인이 무엇인지는 각자의 추측에 맡겨야겠지만 증시 하락 시기에 누가 주식을 매입했는지 찾아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보도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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