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들에 대한 검증이 날이 갈수록 꼼꼼해지고 있다. 최근 블라인드 채용 등 '탈(脫)스펙' 채용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입사지원서를 검토하는 시간도 예년에 비해 길어지고, 면접에서도 다양한 역량을 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입사지원서 검토에 10.8분 "가족관계·사진 안 중요해"
21일 잡코리아가 기업 채용담당자 5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용 담당자들이 한 명의 입사지원서(이력서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 데 평균 10.8분 정도 걸렸다. 지난 2014년 검토시간(7.8분)에 비해 무려 3분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최근 블라인드 채용 등 서류전형 단계부터 직무역량을 검증하려는 기업들이 늘면서, 입사지원 검토 시간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입직 이력서 검토 시 가장 먼저 보는 항목은 △경력사항이 36.7%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이력서 사진 19.9% △지원 직무분야 11.9% △이력서 제목 7.2% △전공 4.8% △자격증 보유 현황 4.1% △연령 3.9% △학력2.8% 등의 순이었다.
이력서 검토 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 역시도 경력사항이 39.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지원 직무분야 18.4% △보유기술 및 교육이수 사항 13.2% △전공 9.3% △자격증 보유 현황 5.2% 등이 5위 안에 올라 이력서 검토 시 가장 먼저 보는 항목과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이 다소 차이가 있었다. 반면 △이력서 제목(15.2%) △가족관계(14.7%) △출신학교(13.4%) △이력서 사진(10.2%) △성별(9.5%) 등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항목이었다.
기업 채용담당자들이 신입직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 검토 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으로는 △도전했던 일과 성공 및 실패 사례가 19.7%로 1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지원동기 17.6% △입사 후 포부 15.4% △글의 구성 및 문장력 13.0% △성격의 장단점 10.9% 등의 순이었다. 반면 △자기소개서 전체 분량(15.8%)이나 △가족관계 및 성장과정(12.6%) △이미지(그래프 등) 및 사진(10.9%) △각종 수상경력(9.6%) △자기소개서 제목(9.3%) 등은 평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소서에선 '직무' 면접에선 '책임감' 평가
그렇다면 각 채용과정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같은날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에서는 ‘직무관련 경험’(78.5%, 복수응답), 면접에서는 ‘성실함과 책임감’(71.4%, 복수응답)을 각각 중점평가 항목 1순위로 꼽았다.
자기소개서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직무관련 경험 다음으로 ‘성격 및 장단점’(49.9%)과 ‘입사 후 포부’(42.5%)가 비슷한 응답률로 뒤를 이었다. 계속해서 ‘생활신조 및 가치관’(40.5%), ‘목표 달성 경험’(29.5%), ‘실패 및 위기 극복 경험’(23.2%), ‘성장과정’(12.5%), ‘오타 등 맞춤법’(10.5%)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면접에서는 성실성과 책임감 다음으로 ‘직무수행능력’(62.6%), ‘입사 의지 및 열정’(43.1%), ‘조직융화력’(36%), ‘가치관 및 성향’(17.3%), ‘커뮤니케이션 능력’(17%), ‘실행력 및 도전정신’(15.3%), ‘전공지식’(14.7%) 등의 순으로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신입 채용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전형은 절반 이상인 53.5%가 ‘실무 면접전형’이라고 답했다. 이어 ‘임원 면접전형’(20.1%), ‘서류전형’(15%), ‘인적성전형’(11%) 등의 순이었다.
기업은 올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어떻게 진행할까. 채용 전형은 평균 2.2단계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형 단계를 기업형태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은 3.2단계, ‘중견기업’은 2.9단계, ‘중소기업’은 2.1단계로 집계되었다.
면접전형의 단계 역시 기업형태별로 차이가 있었다. ‘대기업’은 2.1단계, ‘중견기업’은 2.1단계, ‘중소기업’은 1.7단계로 조사됐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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