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사람의 감정도 인식한다…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한국과학기술원 유회준 교수.

국내 연구팀이 스마트폰 등에서도 인공지능(AI) 구현이 가능한 반도체를 개발했다. AI 반도체는 인식·추론·학습·판단 등 AI 처리 기능을 탑재하고 초지능·초저전력·초신뢰 기반의 최적화된 기술로 구현한 반도체를 의미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과학기술원 유회준 교수 연구팀과 반도체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인 유엑스 팩토리가 공동으로 AI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통상 모바일에서 AI를 구현하기 위해선 고속 연산을 저전력으로 처리해야지만 현재는 연산 속도가 느리고 전력 소모가 큰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AI 가속 프로세서 개발이 필수다. 이번에 개발된 AI 반도체는 에너지효율과 정확도를 조절하는 가변 인공신경망 기술이 적용돼 강화학습(딥러닝)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여기다 연구팀은 각종 이미지 객체는 물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데이터 학습이 가능한 AI 반도체를 개발해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행복, 슬픔, 놀람, 공포, 무표정 등 7가지의 감정상태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스마트폰 상에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감정인식 시스템도 개발했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바일에서 AI를 구현하기 위해 저전력으로 가속하는 반도체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물체인식, 감정인식, 동작인식, 자동 번역 등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용홍택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AI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과기정통부도 산업부와 협력해 AI 반도체 기술개발을 위한 대형 사업을 기획하고 있으며 올해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서 발표돼 많은 주목을 받았다.

[e-mail]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