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성단체들 “미투 운동, 범정부 차원 대책 내놔야”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6 20:20

수정 2018.02.26 20:23

여성단체들 “미투 운동, 범정부 차원 대책 내놔야”

사회 각계 각층에서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 바람이 부는 가운데 여성단체들이 한 데 모여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6일 오후 7시 종각역 마이크임팩트 13층 라운지에서 ‘#미투 운동 긴급 토론회-우리는 아직도 외친다. 이게 나라냐!"’ 토론회를 가졌다.

주최 측은 "전 사회적으로 성폭력 피해 경험 말하기,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각자의 피해 경험 말하기를 지속해 왔지만, 여전히 성폭력 사건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논의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고 김명숙 한국여성노동자회 노동정책국장,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오성화 연극기획자 등이 패널로 참가했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는 “서지현 검사의 공개적 고백이 있은 뒤 한 달여간 SNS와 언론을 달구고 있는 감정의 폭발적 흐름은 사실 많은 이들의 경험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피해자의 요구와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중요하며 부정의 해소를 위한 법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존재감은 비로소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문화예술연합 신희주 감독은 “이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협력을 표명해야 한다.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했던 이윤택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찬조 연설을 하는 등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괴물이 아니다”라며 “항의에도 여전히 탁현민이 청와대에서 근무하도록 용인되는 것, 피해자들 목소리가 정치적 공작이라고 떠드는 홍준표, 김어준이 여전히 사회 권력층인 것이 더해져 이윤택과 같은 남성이 여성들을 손쉽게 착취하고도 사회의 존경을 받는 일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오성화 연극기획자는 “연극계의 경우 1인에게 각종 정보와 작품 권한 등이 집중되는 극단 구조를 봐야 한다. 연극인들이 각계각층 전문가들과 이 영역 특수성을 해석하면서 필요한 것에 대한 지원과 방안이 필요하다”며 “정책이나 법의 도움을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도 안에서 할 수 없는게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관련법이 있지 않으면 연극인들은 아주 극단적인 사각지대에 남을 수 밖에 없다”며 정부 측에 법 제도의 보완을 당부했다.

한편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서지현 검사의 폭로가 충격적이었다며 울먹였다.
권 활동가는 “서지현 검사의 폭로는 충격적이기도 하고 약간의 기쁨이기도 했다. ‘검사인데도 여성이라서 아무 것도 안 됐단 말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서지현 검사의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는 말은 위로가 됐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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