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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2년7개월만에 '톱10' 입상.."조금씩 날카로워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2 09:04

수정 2018.03.12 09:04

타이거 우즈 [AP=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타이거 우즈 [AP=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붉은 셔츠의 공포'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골프팬들을 흥분케하는 화려한 부활이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역전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무려 31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에서 '톱10' 입상에 성공했다. 우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 2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우즈는 패트릭 리드(미국)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이날만 6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폴 케이시(잉글랜드)가 차지했다. 2009년 4월 셸 휴스턴 오픈 이후 거의 9년 만에 PGA투어 통산 2승을 거둔 케이시는 113만 4000달러(약 12억1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획득했다. 2011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 우승으로 국내 골프팬들과도 친숙하다.


우즈가 PGA투어 정규 대회에서 '톱10'에 입상한 것은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공동 10위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자신이 설립한 재단 주최로 열린 지난해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공동 9위를 입상했으나 당시 대회는 18명만 출전한 비정규 대회였다. 1타차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하면서 우즈의 역전 우승에 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을 때만 해도 그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하지만 4번홀(파3)에서 한 타를 잃고 파 행진을 하면서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16번홀(파4)까지 12개홀 연속 파행진에 그쳐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우즈는 17번홀(파3)에서 약 13m 긴 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면서 역전 우승에 대한 불씨를 살렸다. 선두와는 불과 1타 차이 밖에 나지 않아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홀에서 승부수를 던진 우즈의 티샷은 오른쪽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185야드. 우즈는 7번 아이언을 빼들었다. 그리고 회심의 두 번째샷을 날렸다. 순간 현장의 갤러리는 물론 TV로 시청하던 팬들의 시선은 그의 볼을 일제히 쫓았다. 하지만 팬들의 한결같은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의 두 번째샷은 핀에서 11.5m 떨어진 곳에 멈춰섰다. 앞선 17번홀과 같은 상황을 바라며 시도했다. 그러나 버디 퍼트가 홀에 미치지 못하면서 2013년 8월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4년 반여 만에 바랐던 통산 80승 꿈도 수포로 돌아갔다.

우즈는 15일 개막하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우즈가 복귀 이후 2주 연속 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만큼 자신을 괴롭혔던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났다는 방증이다. 이날 퍼트 수가 32개로 치솟으면서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지난달 혼다 클래식 12위에 이어 이번 대회 2위를 기록하면서 4월초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전망을 밝혔다.

우즈는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달 혼다 클래식 대회보다 여러 면에서 나아졌다"며 "앞으로도 조금씩 더 날카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오늘은 생각처럼 샷이 잘되지 않았다"며 "조금 더 샷이 정교했더라면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다음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우즈는 "일단 내일은 클럽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하겠다"며 "2013년 이후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고 올랜도 역시 우리 아이들이 태어난 장소라 기대된다"고 강한 기대감을 내보였다.

17번홀까지 케이시와 공동 선두에 자리하며 우승이 기대됐던 리드는 마지막 18번홀에서 14m 거리 버디 퍼트가 오르막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원래 자리로 흘러내려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1타를 잃고 공동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김민휘(26)가 1타를 잃어 공동 49위(최종합계 2오버파 286타), 김시우(23)가 공동 59위(최종합계 3오버파 287타), 그리고 강성훈(31·이상 CJ대한통운)이 73위(최종합계 6오버파 290타) 등 한국 선수들은 일제히 부진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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