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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길어진 수명에 판매량 감소...업계 대응책 마련 '비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2 16:10

수정 2018.03.12 16:10

삼성전자 '갤럭시S9' 라일락 퍼플
삼성전자 '갤럭시S9' 라일락 퍼플
전 세계적으로 신제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높아진 탓에 교체 주기가 길어졌고, 내로라 하는 제조사들이 발표하는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 등 고가인 탓에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다양한 타깃 마케팅 및 우대 프로그램을 통해 신제품 판매를 독려하고 있지만 역부족 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량 '첫 감소'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추이>
시기 2016년 4분기 2017년 4분기
판매량 4억3214만대 4억785만대
(가트너)
12일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에 전세계에서 팔린 스마트폰은 총 4억800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5.6% 감소했다. 분기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앤셜 굽타 가트너 이사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프리미엄 모델을 선택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모델들의 높은 성능 탓에 교체 주기도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최근 신제품을 출시한 삼성전자, LG전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 시리즈는 지난 9일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개통을 시작했지만 개통 성적은 전작의 70% 정도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 10주년 모델인 아이폰텐(아이폰X)을 출시한 애플도 업계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계 스마트폰 교체주기 전망>
시기 2014년 2018년 2019년
교체주기 23개월 31개월 33개월
(베이스트리트 리서치)
실제로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014년 23개월에서 현재 31개월로 길어졌다. 내년에는 33개월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보통 6개월에 한 번씩 신제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지만 소비자들은 2년10개월 가까이 기존 제품을 사용하고, 그 기간이 계속 늘면서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에서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성능이 개선되면서 배터리 성능도 향상되는 추세다. 보통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서 교체 수요가 발생하지만 이 마저도 개선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 업계는 제품 성능을 좋게 만들어야 타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진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다양한 교체 프로그램 등을 통해 경쟁사 고객을 끌어오는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체 우대 프로그램으로 대응
지난달 삼성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갤럭시S9 공개 후 국내 언론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최경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출고가가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교체주기도 길어지고 있다"며 "일반적인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2년 정도로 했을 때 2년전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위한 프로모션이나 경쟁사 기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 아이폰6 및 아이폰7 등 이용자가 기존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갤럭시S9 및 갤럭시S9+를 구매하면 기존 단말기의 중고 시세에 추가로 10만원을 보상해주는 '특별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다만 갤럭시S9 시리즈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자급제 시장에서 출시돼 티몬, 11번가 등 온라인 마켓에서 500~4500대 가량 완판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자급제 폰으로 출시되면서 온라인 마켓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자급제 시장이 더 확대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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