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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삼성동 땅 판 10조 벌써 동났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2 17:15

수정 2018.03.12 21:24

탈원전·탈석탄 기조 영향.. 작년 4분기 적자전환 등 특수채 4조원 넘게 발행
재무상황 우려 목소리 커져
한전, 삼성동 땅 판 10조 벌써 동났나

한국전력이 특수채는 물론 단기채 발행을 늘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에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에 10조원대의 부지를 판 이후 한동안 발행을 멈췄던 한국전력의 특수채는 지난해에만 4조원이 넘는 발행 물량을 시장에 쏟아냈다.

올해에는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대거 확대하며 본격적인 자금조달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기조로 발전단가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4.4분기 적자전환하는 등 한국전력 재무상황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코스콤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해에만 4조2100억원의 특수채를 발행했다. 2014년 8월 이후 발행을 멈추고 상환 기조로 돌아섰다가 약 2년 5개월만인 지난해 2월 특수채 발행을 재개한 것이다.

앞서 한국전력은 2014년 9월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를 현대차그룹에 10조55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에 2013년 12월 말 기준 31조원대에 달했던 특수채 발행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21조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부지매각대금의 실탄이 바닥나고, 실적까지 좋지 못하면서 특수채는 물론 단기채 발행까지 늘려가고 있다.

부지를 10조원대에 팔아 현금을 챙겨 사채를 상환했지만 다시 3년 전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조9532억원으로 전년대비 58.7%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조5093억원으로 78.9% 줄었다.

탈원전.탈석탄 기조로 발전단가가 높아지면서 비용이 불어난 영향이다. 특히 지난해 3.4분기 2조7000억원대 흑자를 내던 한전은 같은해 13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수준에 불과한 한국전력이 올해 현금으로 갚거나 차환해야 하는 특수채 물량과 단기채(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포함)물량은 약 6조원을 훌쩍 넘어간다.

내용별로는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원화채권은 4조825억원에 이른다. 해외채권 만기도 남았다. 4월과 10월 각 3억달러와 1500억엔씩 갚거나 차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전력은 지난해 말부터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발행 잔량을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한국전력의 CP, 전자단기사채 발행 잔액은 3월 기준 1조75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의 단기물 차입이 지난해 12월 말(1조원)보다 석달 사이 7500억원어치가 늘은 것이다.

한국전력의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6만3700원까지 찍었던 주가는 현재 3만원선을 간신히 지켜내고 있다.

특히 올해들어서 하락세가 가파르다.
연초 3만7000원대였나 한국전력의 주가는 3만20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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