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경제전문가가 바라본 재정개혁 방향 조사 결과
경제전문가의 55%가 우리나라 조세재정 정책방향의 가장 심각한 위험요인으로 '복지지출 확대 속도 급증'과 '정부부채 증가 및 재정건전성 약화'를 지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법인세와 관련해 '누진과세에 대해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정부의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출범에 맞춰 경제전문가 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전문가가 바라본 재정개혁 방향'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세재정분야에서 경제전문가가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위험요인은 '복지지출 확대 속도 급증(28%)'과 '정부부채 증가 및 재정 건전성 약화(27.0%)'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경쟁국 대비 기업경영환경 경쟁력 약화(20.0%)', '저성장 국면 장기화(16.0%)' 등도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경제전문가들이 정부의 복지지출 급증과 정부부채 증가, 재정건전성 약화에 대해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지난 6년간 (2011년~2017년) 정부의 총지출은 연평균 4.4% 증가한 데 반해 같은 기간 복지지출은 7.0%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한경연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현재수준으로 복지지출을 늘려갈 경우, 2040년 이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대비 복지지출 비중이 모든 복지 선진국을 추월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재정개혁특위의 논의 범위에 대해서는 보유세 등 당장의 현안보다는 중장기 조세·재정정책과 시스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글로벌 트렌드에 따른 장기적인 방향(47.4%)', '중장기 세목간 조정 등 체계개선(42.1%)'을 중점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또한 재정개혁의 목표로 '과세형평성 강화(22.8%)'와 '성장잠재력 제고(22.8%)'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재정지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가적인 세수확보 여지가 있는 세목으로는 부가가치세(47.5%), 소득세(22.0%), 상속증여세(15.3%), 재산세(8.5%), 법인세(6.8%) 순으로 응답했다. 재원마련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으로 응답자의 44.1%가 '부동산, 금융자산 등 소득종류별 형평성 제고'라고 답했다. '소득세 면세범위 축소(25.4%)', '소비세 인상(18.6%)'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개별세목 항목에 대한 우선과제를 묻는 질문 중 소득세에 대해서는 '국민개세주의 실현으로 면세자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55.2%)'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2005년 48.9%에 달했던 우리나라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13년 32.4%까지 떨어졌다가 2014년 48.1%를 기록하며 다시 반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32.5%, 2014년 기준). 일본(15.4%, 2014년 기준), 호주(16.6%, 2014년 기준)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경제전문가 10명 중 6명은 법인세와 관련, '누진과세에 대해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조정'이 필요(60.7%)하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정부는 법인세율 적용구간을 3단계에서 4단계로 조정하고, 과세표준 3천억 원 이상 구간에서의 최고세율을 22%→25%로 인상하며 누진제를 강화한 바 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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