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대통령개헌안]文대통령, 개헌으로 '참여정부 미결과제' 실현할 길 열어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1 16:05

수정 2018.03.21 19:09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이 21일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발의할 헌법개정안 중 지방분권과 총강, 경제 분야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 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사진=연합뉴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이 21일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발의할 헌법개정안 중 지방분권과 총강, 경제 분야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 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사진=연합뉴스

'지방분권국가 선언, 수도조항 명문화, 토지공개념 명시….'
청와대가 21일 발표한 대통령 헌법개정안은 참여정부가 못다 이룬 과제를 실현할 길을 열었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어느 정부보다 강한 지방분권 의지를 피력해온 참여정부가 못다한 지방분권국가 실현을 위해 대한민국 국가운영의 기본방향이 지방분권에 있음을 선언했고, 참여정부가 추진하다 무산된 행정수도 이전을 재추진할 근거로 수도 조항을 헌법에 명시하도록 했다.

또 필요한 경우 토지 이용에 제한을 둘 수 있다는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담아 위헌시비를 겪은 참여정부 때와 달리 토지개발에 대한 이익 환수나 부동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과거 헌법에 가로막혀 무산됐던 참여정부의 정책을 다시 추진할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지방정부에 자주조직권을 부여하고 자치행정권·자치입법권·자치재정권을 강화한 것은 참여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과 닮아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굳건한 소신이기도 하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방분권은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과 협력 속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국가발전 전략"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향후 입법과 정부정책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문재인정부가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힘있게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무엇보다 수도를 명문화하고 토지공개념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참여정부의 흔적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두 문항 모두 현행 헌법에서도 관습상(수도) 또는 해석상(토지공개념) 인정됐던 부분이지만 헌법에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향후 정책 추진에 있어 불필요한 위헌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방지한 것이다.

특히 국회가 법률로 수도를 정하게 되면 행정수도 이전을 재추진하는 것은 물론 경제수도 등의 지정도 가능해진다. 명분이 생긴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 공약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다만 수도 규정을 국회의 판단에 맡긴 만큼 명문화 과정이 지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토지공개념 신설의 목적이 '사회적 불평등 심화 해소'에 있다고 천명한 만큼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 개편은 물론 토지개발에 대한 이익 환수나 부동산 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될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경제민주화를 규정한 헌법 제119조에 '상생' 개념을 추가한 것은 사회적 경제를 강조해온 문재인정부의 기조를 반영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조국 수석은 "서로 살아야 한다는 '상생'이 조화보다 의미가 강하다"면서 "개헌을 통해 경제적 협력 관계에 관한 다양한 정책과 입법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개헌안은 문재인정부의 강력한 개혁 의지와도 무관치 않다.
개헌안 곳곳에는 경제력 집중이나 양극화, 불공정 거래와 같은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1987년의 헌법이 충분한 뒷받침을 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2018년의 시대정신인 정의와 공정, 자치와 분권을 실현할 수 있는 국가운영의 틀을 세우겠다는 게 청와대의 목표다.


건국대 법학연구소 조현욱 박사는 "(개헌에는) 현 정부가 내세우는 적폐청산도 일부 포함돼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그동안 법적으로 논란이 됐던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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