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가 네이버를 창업한 지 19년 만에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GIO는 국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글로벌 투자와 인공지능(AI) 투자 등 신사업 개척에 더 매진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오는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해진 GIO의 총수(동일인) 지정 여부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네이버는 23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해진 GIO의 사내이사직을 연임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이 GIO는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 GIO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현재 유럽·북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GIO는 지난해 8월 보유 주식 0.33%를 블록딜(시간 외 매매)하며 국내 경영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달에는 추가로 보유주식 0.59%를 블록딜했다. 두 차례의 블록딜로 이 GIO의 네이버 지분율은 3.72%로 낮졌다. 이 GIO는 네이버 '총수'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네이버의 해외 사업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더 확고히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주주총회에서 "지난해에도 AI와 콘텐츠 분야에 많은 비용을 썼는데, 올해도 유럽과 AI 분야에 많은 투자가 예상되고 AI 관련 관련 좋은 인력 확보에도 많은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 GIO의 활약을 예고하기도 했다.
새로운 사내이사직은 네이버 초창기 멤버인 최인혁 비즈니스위원회 리더가 맡게 됐다. 그는 네이버 서비스 본부장, NAVER I&S 서비스운영 본부장, 해피빈재단 대표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최 리더는 네이버의 비즈니스 기술플랫폼 개발, 정책 연구 등 '프로젝트 꽃'의 핵심 실무 과제를 추진하고 있어 한 대표가 이끄는 '프로젝트 꽃'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또 이날 별정통신사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 등을 통과시켰다.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 '웨이브'에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해 전화 주문을 위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알뜰폰 사업을 통해 통신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별정 통신 사업 목적 추가는 당사 기술 플랫폼의 핵심인 AI 플랫폼 클로바에 음성 통화 기능 탑재를 위한 것이고, 법령에 따라 표기를 해야하는 것으로 이외의 다른 목적은 없다"며 "통신사업 진출로 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아울러 올해 동영상 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한 대표는 "올해 동영상 관련 투자가 많이 있을 예정"이라면서 "10대 어린 친구들이 유튜브를 통해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사실로, 네이버는 청소년 서비스 '쥬니버'를 통한 키즈 영상 확보, 뮤직 영상, 지식 분야 콘텐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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