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직장맘센터 남성도 상담 가능합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5 16:56

수정 2018.03.25 16:57

성별 관계없이 노동법 상담.. 명칭때문에 남성 이용 적어
성중립적인 명칭 사용 필요
"직장맘센터 남성도 상담 가능합니다"

이달 초 육아휴직을 사용한 박민호씨(35.가명)는 복귀 첫날부터 보복행위를 당했다. 그는 관리팀에서 생산부서로 발령되고 사내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담하고 구제받을 수 있는 데가 없었다. 정부가 '직장맘센터' 등을 운영하지만 기관 이름이 여성만을 위한 곳으로 보여 남성인 자신이 육아, 출산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데가 아니라고 느꼈다. 그는 고민 끝에 여성센터에 "남자인데 상담이 가능하느냐"고 물었고 "남성이 많지는 않지만 상담은 모두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여성만 가능한줄 알고…"

박씨는 "명칭이 직장맘센터, 여성센터 등으로 돼 있어 남자들은 상담이 안되는줄 알고 스트레스를 받다 결국 찾은 게 여성센터였다"며 "상담사와 노무사들이 출산, 육아와 관련해 성별 관계없이 노동법 등을 상담해줄 수 있는데 센터명칭이 부모가 아닌 여성으로만 돼 있는 것은 문제"라고 전했다.

박씨와 같은 사례는 출산과 육아를 책임지는 아빠들의 공통된 현상이다. 많은 지자체가 출산.육아 지원을 위한 종합상담센터를 두고 있지만 '직장맘센터' 등 여성만 상담 및 지원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도록 한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남성들이 상담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잦다. 서울시는 관내 3곳(서울시 전체, 금천구, 은평구)의 직장맘센터를 운영하면서 2017년 총 8716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이중 남성 상담은 한 달에 10건이 채 되지 않아 집계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남성도 상담이 가능하지만 센터 이름이 직장맘으로 돼 있어 찾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센터는 온라인 홈페이지에도 '직장맘을 위한 원스톱 종합지원서비스 및 직장 사회 환경 조성으로 일 가족 양립이 가능한 사회를 구현한다'고 소개해 남성의 접근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센터 명칭을 '부모' 등으로 변경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다.

서울시만 그런 게 아니다. 충남 천안시, 광주광역시 등 대부분 지자체가 출산과 육아 지원을 위해 직장맘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여성'만을 위한 것으로 오인돼 일부 여성들도 불만을 드러낸다. 여성 직장인에게 출산과 육아 책임을 지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다. 최근 출산한 김모씨(33)는 "남성들이 육아를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데 직장맘센터라는 명칭이 그런 인식을 더욱 고착화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신원 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정부의 출산과 육아 관련 정책은 육아의 공동책임인데도 여성만을 떠오르게 하는 센터 명칭은 출산과 육아를 여성이 해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만큼 성평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직장부모센터 등 성중립적인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남성과 여성 참여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행정기관도 마찬가지

고용노동부 역시 출산, 육아휴직 관련 정책을 여성고용정책과가 맡고 있다. 출산과 육아를 남녀 공동 책임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여성에만 지원의 초점을 두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부서 명칭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한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씨(35)는 "아내가 남편에게 육아에 신경쓰라고 하지만 육아휴직도 회사에서 허락해주는 분위기가 아닌데다 남성을 대상으로 육아, 출산 등을 지원해주는 기관을 찾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고용부 관계자는 "과거 여성들이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사용하지 못할 때 해당 부서가 이 문제를 담당했는데 시대가 (공동육아를 강조하는 것으로) 바뀌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수정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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