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국립국악원, 영국국립도서관 소장 조선후기 의궤 최초 번역 출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30 09:05

수정 2018.03.30 09:05

기사진표리진찬의궤
기사진표리진찬의궤

국립국악원은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 문화재의 하나인 조선 후기 의궤, '기사진표리진찬의궤'를 번역해 '한국음악학학술총서 11집 : 역주 기사진표리진찬의궤'를 발간했다.

'기사진표리진찬의궤'는 조선 후기인 1809년에 순조가 그의 할머니인 혜경궁(1735~1815)의 관례(冠禮, 전통사회에서의 성인의식)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왕실에서 옷감과 음식을 올린 행사를 기록한 의궤다. 여기에는 1809년 1월 22일에 창경궁 경춘전에서 개최된 진표리(옷의 겉감과 안감을 올리는 일)와 2월 27일에 개최된 진찬(국가의 큰 경사를 맞아 거행되는 궁중 잔치)이 기록되어 있다.

'기사진표리진찬의궤'는 지금까지 발굴된 진찬의궤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고, 진표리와 진찬을 함께 담고 있는 유일한 의궤다. 천연색으로 입체감 있게 묘사된 도식은 여러 의궤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궁중 악대의 연주모습과 악기의 묘사가 세밀해 궁중음악의 복원 및 재현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당시 규장각에서 어람용(御覽用)으로 제작된 '기사진표리진찬의궤'는 혜경궁과 순조에게 각각 진상됐고, 이후 보관을 위해 19세기 중반에 외규장각으로 옮겨졌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한 권은 불타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나머지 한 권은 프랑스를 거쳐 현재 영국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간 국내에서는 '기사진표리진찬의궤'의 실물을 접하기 어려워 연구 등의 활용에 제약이 따랐다. 국립국악원은 영국국립도서관에 직접 방문해 협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고화질로 촬영된 원본 이미지 전체를 제공 받아 이번에 책으로 출판하게 됐다.

내용은 여러 독자층을 고려해 내용을 구성됐는데, 한글 번역과 더불어 일반 이용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문 용어는 주석을 통해 상세히 설명됐다. 또 서지사항, 체제 및 내용,
음악 사료적 가치 등을 두 편의 해제로 나눠 수록됐다.
해외 독자들을 위한 영문 소개 글도 있다.

국립국악원은 해외에 흩어져 있는 국악학 관련 중요 고문헌을 계속 발굴해, 연구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음악학학술총서'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한국음악학학술총서 11집 : 역주 기사진표리진찬의궤'는 비매품이며, 전국의 주요 국공립 및 대학 도서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