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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타한 '편백나무 방향제 대란'.. 이게 뭐라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7 10:32

수정 2018.04.17 10:32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쿨앤조이' 화면 캡처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쿨앤조이' 화면 캡처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명 ‘편백나무 대란’이 일어났다. 폐업까지 고민했던 한 소형 온라인 쇼핑몰이 우연히 한 네티즌의 제품 소개로 주문이 폭주해 대박이 난 것. 반면 판매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라면서 “굳이 필요 없는 제품이라면 구입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만류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 ‘쿨앤조이’에 평범한 제품 소개 글을 올렸다. 그는 “사무실이 지하라서 공기 순환이나 향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것을 찾다가 나쁘지 않은 제품을 찾은 거 같아서 올려봅니다”라면서 편백향이 나는 국내산 편백나무칩 방향제를 소개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흔한 짧은 제품 소개글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이날 정오께 한 네티즌이 제품을 구매하면서 업체 측과 나눈 대화를 올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 네티즌은 판매자로부터 “일주일치 물량이 오늘 아침에 다 팔렸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판매자가 어디서 글을 보고 구매하게 됐는지 궁금해한다고 알렸다.

이후 판매자는 갑작스러운 주문 폭주가 쿨앤조이에 올라온 게시물 덕택이라는 걸 알게 됐으며, 이날 밤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입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 겸 출고 지연에 따른 안내 말씀을 남기고자 커뮤니티에 가입해 글을 남깁니다”라고 직접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그는 “2월부터 매출이 너무 떨어져서 폐업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생각지도 못한 회원님들의 엄청난 주문에 힘을 내봅니다”라며 “당사에서 취급 중인 편백나무는 주문량에 맞춰 수작업으로 수분, 중량 체크, 포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출고가 어렵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 사진=온라인 쇼핑몰 '요맘때 쇼핑' 페이지 화면 캡처
▲ 사진=온라인 쇼핑몰 '요맘때 쇼핑' 페이지 화면 캡처

이렇게 한 네티즌이 우연히 올린 제품 소개글이 뜻밖에 주문 폭주로 이어졌고, 다시 판매자가 정중하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길 반복... 더욱이 판매자가 저조한 매출로 폐업을 고려했다는 사연까지 더해지면서 하나의 미담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다.

네티즌들은 해당 커뮤니티가 남성 사용자가 많은 곳으로 방향제에 대한 잠재 수요가 있던 찰나에 자신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괜찮은 제품이 소개되자 일종의 ‘바이럴 효과’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해당 쇼핑몰에서 편백나무 방향제를 주문하면 배송에 두 달이 걸리는 등 물량이 밀려있는 상태다. 해당 업체는 주문 확인과 포장, 배송까지 1인이 모두 처리하는 1인 사업장으로서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지역의 관할 구청을 통해서 소외계층 대상 아르바이트를 모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판매자인 해당 온라인 쇼핑몰 대표는 "글쎄 저는 영문도 모르고 포장만 하고 있습니다(웃음)”라면서 “현재 주문한 고객께 일일이 문자 안내를 보내드리고 있으며, 새벽 3~4시까지 포장만 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편백나무 방향제와 같이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구매 대란 사건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지난 2월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소개된 일명 '세방황칠족발 대란'이 있었고, 2014년에는 DVD프라임에서 발원된 '안동소주 대란'이 있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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