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잇따른 '공전'으로 법안 처리 속도 못내
-9일 현재 8984건 '계류중'... 의원 입법 '최다'
-여야 회동에도 국회 정상화는 '깜깜 무소식'
-9일 현재 8984건 '계류중'... 의원 입법 '최다'
-여야 회동에도 국회 정상화는 '깜깜 무소식'
'8984건'
9일 현재 처리되지 않고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의 건수다. 3월 국회에 이어 4월 국회마저 여야의 대립으로 '공전'을 거듭하면서 법안은 수북이 쌓여가고 있다. 여야는 4월 국회의 정상화를 위해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는 하지만 개헌과 방송법 개정 등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빈손'으로 헤어졌다.
■법안 처리 '기대 이하'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발의된 법안은 1만2526건이다. 의원 발의가 1만1263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으며, 정부 입법이 683건, 위원장 발의가 580건 등이다.
법안 발의 건수만 놓고 보면 20대 국회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19대 국회(1만7822건)의 70% 수준에 달한다.
하지만 처리율은 기대 이하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기준으로 처리된 법안 건수는 3542건으로 처리율은 26.4%에 그치고 있다. 범위를 의원 입법으로 한정하면 처리율은 21.2%로 뚝 떨어진다. 10건 중 2건 정도만 국회 논의를 거쳐 처리된 셈이다.
의원 입법 8645건을 비롯해 총 8984건은 여전히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국회모니터링단체인 바른사회시민사회 이옥남 정치실장은 "새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정쟁에만 휩싸여 입법부로서 본연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의민주주의제에서 국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상화 '무소식'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상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개헌과 방송법 개정 등을 놓고 여야가 좀처럼 '대치 전선'을 풀지 않으면서 국회는 공전을 이어가고 있다.
여야는 이날 조찬회동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정례회동, 오찬회동 등 잇따라 만남을 갖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 모색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찬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방송법에 대해 우리가 다 내려놓고 공정한 논의에 들어가자고 했는데 김성태 원내대표는 관심이 없고, 김동철 원내대표는 하루 만에 안을 가져오라고 한다"며 "홍문종 의원의 (체포동의안 보고를 막으려는) 방탄을 위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오늘 아무 것도 진척이 없이 편하게 밥을 먹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야가 합의에 실패하면서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본회의와 이낙연 국무총리 시정연설은 무산됐다. 또 오는 10일부터 예정된 대정부질문 등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정당의 원내관계자는 "여야가 국회 정상화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이날 본회의도 무산된 만큼 내일 대정부질문도 사실상 연기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가까스로 이날 열렸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반쪽회의'로 진행됐다. 회의는 48건의 법안 상정만 이뤄지고 산회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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