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FT)와 CNBC 등 언론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20일(현지시간) 4.1% 하락 마감하며 뉴욕 증시의 전반적 약세를 초래했다. 애플의 이날 낙폭은 지난 2월 1일 아이폰 판매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는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가장 컸다. 애플 주가는 전일에도 2.8% 내렸다. 이로써 애플은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주가가 7%나 떨어졌고 증시에서의 자산 가치는 600억달러 넘게 증발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 하락했다.
세계 최대 상장기업인 애플의 주가 급락 원인은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향후 수요 감소 전망으로 요약된다. 모간 스탠리는 20일자 노트에서 6월에 끝나는 (캘린더 기준) 2·4분기 아이폰 판매를 3400만대로 전망했다. 이는 이전 예상치 4050만대에서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이며 월가 평균 전망치인 약 4300만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모간 스탠리의 분석가 캐티 허버티는 고객 노트에서 “우리는 애플이 (5월 1일) 예상에 부합하는 1·4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그러나 2·4분기 전망치는 하향 수정될 필요가 있다는 믿음 때문에 5월 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버티는 아이폰 판매 전망치를 낮춘 것은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들의 부진한 데이터와 예상보다 약한 중국내 판매 실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폰 판매 감소 전망에도 불구하고 애플에 대한 비중확대 포지션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후 애플 주가가 하락할 경우 애플 포지션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플을 향한 경고음은 도처에서 들리고 있다. 전일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J.P.모간은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인 타이완의 반도체 메이커 TSMC가 스마트폰 수요 감소를 예상하는 가이던스를 밝힌 것과 관련, 고객들에게 아이폰 매출이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라바우드 증권의 기술업종 담당 분석가 닐 캠플링은 애플의 아이폰X가 판매 부진으로 올해 단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은 아이폰X 생산 중단 가능성에 관한 CNBC의 코멘트 요청에 아직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애플의 향후 주가 전망을 아이폰 판매에만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FT에 따르면 애플을 집중 관찰해온 사람들은 애플의 서비스사업 성장을 보다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지적하며 아이폰의 분기별 출하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오랜 집착은 결국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애플이 해외에 쌓아두고 있는 현금을 국내로 반입,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이라는 형태로 주주들에게 수백억달러의 혜택을 안겨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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