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사, 대기업 계열사 주식 팔아야"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2 17:13

수정 2018.04.22 17:13

사실상 삼성 주식매각 압박.. "금융혁신 속도감 있게 추진"
금융권 비판, 심기일전 당부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사, 대기업 계열사 주식 팔아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국민의 기대에 맞게 금융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지부진한 금융회사 자본규제 방안, 지배구조 개편, 금융회사 진입구조 개선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보유 중인 대기업 계열사 주식을 매각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시, 삼성생명이 보유중인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사실상 압박했다.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 간부회의에서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혁신 과제들은 그 성과가 성격상 서서히 날 수 밖에 없겠지만 금융소비자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마음에 와 닿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며 "금융당국이 좀 더 자세를 가다듬고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라나 포루하가 쓴 '메이커스 앤드 테이커스'를 언급하면서 "건전한 도전정신을 진작시키던 금융이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 금융으로, 빚더미만 남기고 시스템리스크만 키우는 금융으로 전락했다"며 금융권을 강력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신뢰 회복을 위해 우선 금융분야 경제민주화 추진 등 금융쇄신 과제를 당초 계획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올 정기국회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내실화, 이사회내 견제와 균형 강화 등 지배구조 개혁의 핵심 근간은 결코 양보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금융회사의 대기업 계열사 주식소유 문제의 경우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회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회사가 단계.자발적 개선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여당은 금산분리 차원에서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자산의 3%(시장가치 기준)까지만 보유하게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이 법이 통과되면 지분 8.27%를 보유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상당 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그는 당초 연말까지 마련하기로 한 자본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6월까지 초안을 공개하고, 통합감독법도 정기국회 이전에 신속하게 제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실명법 개정에 대해서는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한 차명거래에 대해서는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후에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해서도 금전제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입법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지시했다.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에 대해선 "혁신형 금융회사를 금융권에 진입시켜 기존 과점 구조로 기득권화된 금융권내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면서 "2.4분기중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후속조치로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를 즉시 구성하고 보험, 부동산신탁사 등 법령개정이 없이 인가가 가능한 경우 3.4분기중 인가절차에 착수해 달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건전한 질서와 이에 기반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면서 "최근 특정 증권사의 배당사고로 인해 자본시장 신뢰가 크게 훼손된 만큼 금감원 검사결과(4월말)를 감안해 사고 책임을 엄중히 묻고, 증권 매매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구조조정 협력업체 등 취약부문의 금융부담 경감을 위한 혁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동산금융 활성화도 상반기중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혁신 창업.성장 생태계 구축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금융혁신 과제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성과가 체감될 수 있도록 5월부터 '금융혁신 점검회의'를 통해 진행상황을 매월 점검하고, 추진실적 및 계획을 정기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