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기업의 총수일가가 저지른 만행이 갑질을 넘어 오너리스크(owner risk)를 빚어내는 국면이다.
25일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 결과, 현재 본인이 속한 조직 역시 오너리스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귀하께서 현재 소속되어 있는 조직에서 '대주주나 대표자 등으로 인한 위해(危害) 우려', 이른바 '오너리스크' 발생 우려가 있다고 보십니까?”의 물음에68.7%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한 것. ‘아니다’는 31.3%에 그쳤다. 응답자10명 중 7명 가량이 현재 조직에서도 충분히 오너리스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 것.
응답자 중 직장인 66.4%가 현재 재직중인 기업의 오너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면, 재학생의 83.5%도 재학 중인 학교에 대해 같은 걱정을 표했다. 오너리스크가 기업의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 이외의 조직에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조직은 없었다. “오너리스크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 1위는 ‘경영능력이 입증되지 않음’(19.1%)이었다. 다음으로 △△‘도덕성이 의심되는 언행’(18.6%) △‘총수 일가의 기업 사유화가 심각함’(17.4%) △’외부에 보여지는 기업이미지와 실제 사이에 차이가 큼’(16.4%) △△’오너 본인보다는 2, 3세 가족관련 리스크가 있음’(14.6%)의 이유가 순서대로5위권에 올랐다. 한편, △‘경영진, 주주간 갈등사항이 존재함’(6.3%) △’본인의 개인적인 정치 성향 및 이념을 외부에 표출’(4.8%) △’SNS를 과하게 즐김’(2.1%)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오너 본인의 행동은 물론 총수일가, 기업의 대외 이미지, 주주와의 관계를 비롯해 리스크는 도처에 자리했다. 이외 ‘직원과 소통하지 않음’, ‘개인심부름, 운전기사, 집사 역할 다 해야 함 말도 막함’, ‘오너 일가만의 편애’ 등의 답변도 이어졌다.
“오너리스크 우려인물은 누구인지” 묻자 1위 ‘대표’(27.8%) > 2위 ‘대표자 직계가족(2,3세/25.2%) > 3위 ‘고위급 간부’(17.4%) > 4위 ‘대표의 배우자’(14.1%) > 5위 ‘대표의 기타 친족’(11.9%)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3위의 간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표와 관계가 있는 인물들이었다. ‘오너리스크를 빚을 인물이 없다’고 선택한 응답자는 고작 2.5%에 불과했다.
오너리스크가 우려될 정도의 사례를 직접 목격했거나 전해 들은 바에 대해 의견청취를 한 결과, 상상초월의 실제 답변들이 이어졌다. 대체로 오너 본인의 독단 경영, 직원 하대, 비도덕적인 행동이 주를 이었으나, 부인 등 배우자의 경영간섭 사례도 다수였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랄까, 오너일가의 일탈에 정작 피해를 입고 걱정하는 건 직원들의 몫이었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오너리스크 방지책은 뚜렷하지 않았다. 마지막 질문인 “오너리스크의 가장 효과적인 대비책은 무엇인가요?”에 ‘기업의 자발적 자정 노력이 없다면 방지책은 허울에 불과할 것’(39.3%)이라는 다소 회의적인 의견이 1위에 올랐기 때문. 오너리스크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사임 및 면직처분’(27.1%) △’불매운동 및 보이콧’(14.9%) △’고객사 및 주주 피해보상’(10.3%) △’의무 사회 봉사활동’(6.2%) 순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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