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듣는 새로운 오디오 콘텐츠를 이르는 '팟캐스트'라는 단어는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앱(애플리케이션)의 이름이다. 팟캐스트 앱으로 오디오 콘텐츠를 듣다 보니, 콘텐츠 자체를 팟캐스트라고 사람들은 부르기 시작했다. 국내 청취자들은 언제부턴가 "'팟빵'을 듣는다"는 말도 자연스럽게 쓰기 시작했다. 팟빵 앱이 지난 6년 동안 국내 오디오 플랫폼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팟빵의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320만, 월 평균 이용자수(MAU)는 77만. 국내 팟캐스트 앱 점유율은 약 70% 정도로 알려졌다.
26일 서울 서교동 팟빵 사옥에서 만난 김동희 대표( 사진)는 "올해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2012년 서비스 오픈 이후 시장에 위협적인 경쟁자가 없어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대기업에서도 오디오 플랫폼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크리에이터들(콘텐츠 제작자)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손실을 입었지만 김 대표는 "성공에 확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트래픽이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걸 보며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동안 정치 콘텐츠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시작)', '송은이X김숙의 비밀보장', '정영진X최욱의 불금쇼' 등 콘텐츠가 다양화되면서 팟캐스트 시장도 한 단계 성숙해졌다"고 강조했다.
트래픽이 늘고 콘텐츠가 다양화되고 팬덤이 생기면서 수익성 개선은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콘텐츠 유료화하기 시작했고 반응은 폭발적이다.
김 대표는 "이미 모바일 소비자들은 웹툰과 웹소설을 유료로 결제해서 보기 시작했다"며 "인기가 많은 콘텐츠는 한 달에 결제액이 '억대'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팟캐스트는 팬덤이 강하게 형성돼 있어서 구독모델에 적합하다"며 "지금도 좋은 콘텐츠는 청취자들이 먼저 유료화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팟빵은 여기에 오디오북과 오디오강연, 라이브후원 기능도 추가했다.
김 대표는 "올해 목표는 단순히 흑자전환이 아니다"라면서 "광고 수익도 지난해 보다 대폭 늘어난데다 유료 콘텐츠 수수료도 생겨 지난해보다 매출이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팟티'와 '네이버 오디오 클립' 등 NHN계열사들이 오디오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김 대표는 "네이버가 가진 장악력은 굉장히 높다. 우리도 긴장하고 있다"면서도 "플랫폼은 제작자와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 팟빵은 제작자 친화적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팟빵의 경쟁력은 오프라인에서도 키워나가고 있다. 서교동 사옥에 팟빵 스튜디오를 만들어, 팟빵이 직접 기획한 콘텐츠들을 제작한다.
김 대표는 "실험적인 콘텐츠, 팟캐스트 제작에 관심은 있지만 직접 기획·제작하기엔 부담스러운 셀럽(유명인)을 초청해 팟빵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이곳에서 만들고 있다"며 "팟빵 자체적으로도 콘텐츠 다양화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오디오 콘텐츠의 가능성을 봤다. 오디오 콘텐츠는 여전히 진화하는 중"이라며 "지난 2006년 구글에 인수된 유튜브도 지금처럼 압도적인 플랫폼이 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유튜브처럼 더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정보와 행복을 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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