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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미투 설문 결과 "성폭력 관련 직간접 경험 수백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2 18:37

수정 2018.05.02 18:37

유승희 국회 윤리특위 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승희 국회 윤리특위 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2일 '국회 내 성폭력 실태조사'설문 결과를 공개한 결과, 성희롱, 성폭행 등을 직접 경험했거나 주변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례가 수백 건으로 나타났다.

윤리특위 유승희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국회의원과 국회의원실 근무 보좌진 전체를 대상으로 지난달 3~5일 실시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국회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이후 국회 차원의 조사를 거쳐 국회 내 성폭력 실상이 공개된 것은 비록 설문조사 차원이지만 이번이 처음이다.

설문지를 이용한 자기기입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에선 배포된 1천818부 중 958부가 회수돼 응답률은 52.7%였고, 여성은 43.1%, 남성은 56.6%가 응답했다.

조사와 분석은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연구책임자 박인혜)가 맡았다.


설문조사(중복포함)에선 국회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목격하거나 들은 적 있는 성폭력 범죄는 성희롱(338명)이 가장 많았고 △가벼운 성추행(291명) △심한 성추행(146명) △스토킹(110명) △음란전화나 음란문자, 음란메일(106명) △강간미수(52명) △강간 및 유사강간(50명) 순이었다.

또 직접 피해를 본 성폭력에 대한 조사 결과, △성희롱(66명)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가벼운 성추행(61명) △음란전화나 음란문자, 음란메일(19명) △심한 성추행(13명) △스토킹(10명) △강간 및 유사강간(2명) △ 강간미수(1명)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이번 조사에 성별과 직급, 근무 기간, 소속 정당 정도만 기입해 익명으로 참여했으며,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여성 응답자가 지목한 성희롱 가해자에는 국회의원 8명이 포함됐고, 가벼운 성추행을 저지른 가해자로 국회의원 2명이었다.

유승희 위원장은 "국회에서 이 같은 실태조사는 처음 이뤄진 것으로, 높은 회수율과 남성 응답률은 성폭력 문제가 남녀 구성원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할지에 대해 "이번 설문은 현황파악을 위한 것이지 (가해자를) 색출해서 조사하고 처벌하려는 게 목표가 될 수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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