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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록스, 후지필름과 합병 파기..새 이사회 구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4 14:00

수정 2018.05.14 14:00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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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무기기업체 제록스가 61억달러 규모의 일본 후지필름 합병 계약을 파기하고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이사회 전원을 새로 구성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로써 이번 인수를 저지해온 칼 아이칸과 다윈 디슨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수개월간의 갈등 끝에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록스는 이날 자사 최대 주주인 아이칸 및 3대 주주인 디슨 등과 함께 후지필름과의 합병 계획을 끝낸 뒤 CEO를 교체하고 이사회 전원을 새로 구성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병을 주도했던 제프 제이콥슨 현 CEO와 이사진 5명이 모두 물러난 대신 새로운 이사진 5명이 선임됐다. 새로 임명된 이사진 가운데 아이칸엔터프라이스 CEO인 케이트 코자가 이사장을 맡고 IBM과 휴렛패커드(HP) CEO를 지낸 존 비젠틴이 신임 CEO에 임명될 예정이다.

아이칸은 "제록스가 무분별하게 회사 통제권을 후지필름에 넘겨주려는 계획을 결국 종료한데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 철회는 아이칸과 디슨 등 행동주의 투자가들의 커다란 승리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아이칸과 디슨은 제록스 지분을 각각 9.2%, 6%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제록스가 후지필름과의 합작사인 후지제록스와 사업을 통합한 뒤 통합 기업의 지분 50.1%를 후지필름에 넘기기로 한 합의가 제록스의 가치를 상당히 저평가했으며 후지필름에 과도하게 호의적이라고 비판해왔다.

앞서 제록스는 지난 1월 31일 후지제록스와 사업을 통합한 뒤 통합사의 지분 50.1%를 후지필름에 넘긴다고 발표한 바 있다. 후지제록스는 제록스 주주들에게 시가총액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5억달러(주당 약 9.8달러)의 특별 현금배당을 할 예정이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지지하는 이들로 채워진 제록스 이사회는 즉각 합병 철회에 따른 전략적인 대체방안을 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앞서 아이칸과 디슨은 제록스가 경쟁사 또는 사모펀드에 매각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합병 계약 파기 소식에 후지필름 주가는 7% 가량 떨어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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