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집회 관련 소송, 조정 통해 해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8 17:48

수정 2018.05.18 17:48

경찰, 집회.시위 소송 기준..통상 피해 예산처리 원칙
고의.불법성.증거 따져 손배 청구 신중히 결정..진행중 사건도 화해.조정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2015년 세월호 집회에 대한 경찰의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2015년 세월호 집회에 대한 경찰의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집회 관련 주최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조정 절차를 거치게 됐다. 경찰이 집회.시위 관련 소송의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고 가급적 소송을 지양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일부 소송들에 대해서도 화해.조정 등 절차에 착수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세월호 소송, 법원 직권조정…나머지도 법리 검토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개혁위원회(개혁위)는 '현재 진행 중인 집회.시위 관련 국가원고소송에 대한 필요 조치사항'을 권고했다. 이에 경찰은 사건별로 소송 진행사항을 고려, 화해.조정 등의 절차를 거치고 이를 위해 유관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국가가 원고인 집회.시위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2009년 쌍용차 관련 집회,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2015년 세월호 집회, 2015년 노동절 집회,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 등 총 6건이다.


이중 세월호 집회 관련 소송은 조정 절차를 거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2015년 4월 18일과 5월 1일 4.16연대 등이 개최한 세월호 집회에서 경찰차량이 파손되고 경찰관이 다쳤다며 집회 주최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며 배상 규모는 총 1억1000만원이다.

경찰은 소장에서 "위자료 전액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기부할 것을 약속한다"고 써 논란이 일었다. 4.16연대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포함된 단체로, 유가족을 상대로 소송을 걸고 승소하면 다시 유가족에게 기부하겠다는 셈이라 이를 비판하며 경찰의 소송 취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피고 측이 재판부에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실상 임의조정이 어려워 재판부가 직권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세월호 집회 외에 나머지 소송과 관련해서도 화해.조정 등 절차를 거치기 위한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다만 광우병 촛불집회와 쌍용차 집회 관련 소송은 1.2심을 마치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 다른 방법을 찾을 전망이다.

■집회.시위 과정 피해는 국가예산 처리 원칙

개혁위는 '집회.시위 관련 손해발생시 국가원고소송 제기기준'도 마련했다. 권고안은 집회.시위 과정에서 공무수행 중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해서는 국가예산으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예외적으로 국가예산에 의한 처리가 위법하거나 부적절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공법적 영역에서 일어난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고, 폭력행위 등을 통해 경찰관의 신체 또는 경찰장비에 고의적으로 손해를 가한 사람을 상대로 제한적으로 청구하도록 했다. 아울러 국가가 경찰관 개개인의 제소 여부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제한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도 인적.물적 피해와 관련해 인과관계, 고의성, 불법성, 증거 여부 등을 면밀히 따져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항을 마련, 경찰에 제안했다. 집회 주최자 및 단체와 관련해서도 민사상 '주.객관적 공동'의 범위를 넓게 적용해 공동 불법행위의 책임을 지나치게 용이하게 인정하지 않을 것과 '상당한 주의'의 범위를 좁게 적용해 사용자 책임을 지나치게 용이하게 인정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개혁위가 제시한 권고안의 취지를 존중해 향후 집회.시위와 관련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권고안의 소송 제기기준에 맞게 소송 제기 여부 및 범위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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