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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고공행진'… 전자·자동차 단기부담 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0 17:25

수정 2018.05.20 17:25

정유·석유화학업계, 수익성 저하 우려에 대응책 마련 고심
전자·자동차업계, 직접 피해 보단 제품 수출 물류비 오를 듯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가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을 긴장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자동차와 조선 등은 단기적으론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장기 수요 확대 가능성에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수익성 저하 우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장중 8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브렌트유는 한 때 배럴당 장중 80.5달러까지 상승하며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브렌트유가 8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미국이 이란 제재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산업계도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에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국제유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만큼 가격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응 방법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제마진이 축소돼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의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들이 원유를 정제해서 남기는 이익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급등세가 지속된다면 석유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축소에 영향을 줄 것 같아 수익 저하 등의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석유제품인 나프타를 이용해 에틸렌 등을 만들기 때문에 원가 상승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가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석유화학사들이 지난 1·4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한 것도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품 가격에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도 국제 유가 상승은 영업비용에서 연료비 비중이 큰 항공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에 헷징과 할증료 부과 등으로 대응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항공권 가격도 동반 상승에 항공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유가가 쌀 때 항공유를 미리 사두는 '항공유 헷징' 등을 통해 유가 관리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자동차, 단기 부담

전자업계는 고유가로 인한 영향이 다른 업계에 비해 적은 편으로 평가하고 있다. 제품 생산에 유가가 직접적인 피해가 덜하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로 수출하기 위한 선적 및 항공 물류비의 증가는 제품 원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유류할증료 증가는 적잖은 부담을 준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는 금리와 함께 항상 주시하는 지표"라며 "자체 유가 대응 시스템과 현지 생산 등으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갖추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이나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일부 제품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 수요를 축소시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시장 환경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투자 및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유가상승 시 단기적으론 글로벌 자동차 수요 확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유류비 증가는 중대형 차급의 수요를 축소키시는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유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최근 업체간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또 러시아, 중동 등 산유국은 유가 상승으로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이들 신흥국의 자동차 시장은 확대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유가상승에 집중하기 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글로벌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성초롱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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