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인터뷰] 앱 '엄마와' 유정훈 대표, 성신여대 창업지원단서 자금, 인맥 지원받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6 09:00

수정 2018.05.30 18:00

[인터뷰] 앱 '엄마와' 유정훈 대표, 성신여대 창업지원단서 자금, 인맥 지원받아


정부가 최근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이 하나둘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 임신·출산·육아 영역은 스타트업들의 블루오션으로 인식된다.

국내 출산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부모가 아이 한 명에게 들이는 심리적 노력과 경제적 비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성신여대 창업지원단의 지원을 받은 임신·육아·출산 종합 포털앱 '엄마와' 유정훈 대표를 만나 앱 출시 배경과 기능, 창업지원단과의 연계·협력 과정,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창업 당시 불안하진 않았나.
▲세 번째 사업 경험이라 큰 두려움은 없었다. 엄마와 앱을 개발하기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휴대폰 소프트웨어 제조를 아웃소싱하는 '플레타뮤토'라는 사업체를 10년 가까이 운영해왔다. 2000년대엔 규모가 작은 중소 벤처기업이라도 대기업 생태계 안에만 머문다면 충분히 생존 가능했다. 주거래처가 대기업이다 보니 금융권의 대우도 좋았고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2010년 들어 시장구조가 변하고 광고채널이 다변화되면서 현실에 안주하던 중소·벤처기업들은 속속 문을 닫기 시작했다. 다행히 오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고, 앱 개발 스타트업 회사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전자책(E-BOOK)으로 만들어진 동화책에 관심을 갖고 육아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엄마와' 앱 개발을 기획하게 됐다.

'엄마와' 앱의 특징과 강점은 무엇인가.
▲엄마와 앱은 임신·출산·육아 관련 정보와 제품을 백화점식으로 제공하는 통합 포털이다. 25~30개의 관련 앱 기능을 총망라했다. 육아와 관련한 다양한 카페와 앱이 운영되고 있지만 체계적이고 않고 분산돼 혼란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에 유익한 정보와 제품을 제공하고 엄마들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기존 앱과 달리 광고수익 외에 포토사업, 유통, 제조 등 수익모델을 다양화한 것도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됐다. 이유식 만들기 등 아이의 발달 시기에 맞는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고, 동화·숫자놀이·한글놀이 등 교육동영상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중고 육아용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엄마켓', 매월 22장의 사진을 무료로 인화해주는 '무료포토인화 서비스' 등이 인기다. 이런 서비스가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어느 새 회원 수가 65만명에 이르게 됐다.

창업 전후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10년 이상 IT업체를 운영해본 터라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다. 다만 모든 창업자들이 그렇듯이 금전적인 부분이 힘들었다. 2010년대 들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가 대중화되고 광고 채널이 확대되면서 필요 자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한정된 자원으로 전보다 더 많은 채널을 통해 홍보·마케팅을 하려니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또 일부 창업투자회사들은 단기적인 이슈나 지표만 고려해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매출실적 등에서 초기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은 생존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보수화된 육아시장에서 고객들을 설득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광고 유치에선 신문이나 인터넷 배너만 당연시하고, 앱을 통해 광고한다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객도 많아 애를 먹었다.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창업지원단 같은 주관기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다. 아무리 기술력이 우수하고 사업성이 좋아도 네트워크가 없으면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 많은 창업자들이 이 부분에서 실패를 경험한다. 다행히 성신여대 창업지원단을 알게 됐고 사업 네트워크 구성, 사업비 지원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 창업을 위한 과제를 수행하고, 멘토 교육을 받을 때에도 지원단 임직원의 도움이 컸다. 삼성전자 협력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던 단장님과도 마음이 잘 맞았다. 더욱이 대기업과 투자회사를 소개하고 연결해줘 스타트업의 생존에 절대적인 도움이 됐다. 지원단을 통해 정부 정책사업, 앞으로의 창업전략 등 유익한 정보를 얻은 것도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청년창업 한마당투어'에 참여해 사업 힌트를 얻었다고 들었다.
▲지난해 성북구청에서 열린 청년창업 한마당투어에 참가해 잠재적 고객, 다른 창업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당시 엄마와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창업아이템을 선보였다. 행사에 참여했던 성신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덕성여대 창업동아리와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게 고객과 밀접하게 소통할 기회는 많지 않다. 애플리케이션, 그 중에서도 임신·육아·출산 관련 앱은 회원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이 같은 오프라인 행사는 회사 구성원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고객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엄마와 앱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20~30년 이상 오래 고객 곁에 남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찾는 앱 회사가 되고 싶다. 억 단위 인구가 밀집한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에도 진출해보려 계획 중이다.

정부의 창업 지원정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과거에 비하면 정부가 스타트업 창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창업 기업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어떤 문제로 고통받는지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그저 예산을 늘려 돈만 푼다고 해서 창업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경쟁력 높은 창업자와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려면 정부든 창업투자회사든 단기적인 이슈나 지표만 고려하지 말고 실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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