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에 맞춰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홍역을 조심해야한다. 유럽은 동유럽, 서유럽 할 것 없이 항상 인기가 많고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홍역 유행이 현재 유럽 전역으로 퍼져 주의가 필요하다.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는 11일 "과거 홍역을 앓은 적이 없는 1968년 이후 출생자는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을 가능성이 높아 접종력이 없다면 적어도 1회 백신접종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유행 국가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출국 전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홍역 전파력, 메르스 18배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홍역바이러스가 비말이나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데 메르스에 비해 최대 18배, 독감보다 6~8배 높은 강력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상생활의 작은 접촉만으로도 충분히 홍역에 걸릴 수 있다.
우리나라 홍역 백신 접종률은 세계 최고 수준인 98% 이상으로 자생적으로 홍역이 유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국내에 발생한 홍역 환자의 대다수는 해외에서 감염되거나 외국인 관광객에게 옮은 경우이다.
증상은 약 10일간의 잠복기 이후에 고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과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목덜미와 귀 뒤쪽부터 시작해 몸통, 팔다리 전신으로 퍼져 4일 이상 지속된다. 발진 발생 4일 전부터 발진 발생 후 4일까지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역은 안정과 충분한 수분공급, 해열제 복용 등의 치료로 대부분 회복이 되지만, 중이염, 폐렴, 뇌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생후 12개월~15개월 사이와 만 4~6세 때 각각 1회씩 홍역(measles), 볼거리로 알려진 유행성이하선염(mumps), 풍진(rubella)의 혼합백신인 MMR 접종을 권장한다. 항체가 없는 성인의 경우에도 1회 접종을 권장하며, 접종 후에는 95% 이상 항체가 형성되고 면역력은 평생 지속된다.
■ 유럽국가 홍역 백신접종률 낮아
현재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루마니아, 그리스, 세르비아,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유럽은 전반적으로 백신접종률이 낮아 당분간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중국,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홍역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과 일본에서도 해외유입으로 인한 홍역 유행이 발생하여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서울과 경기도에서 확진환자가 나타났지만, 국내 토착형이 아닌 D8형으로 확인된 해외유입 감염이었다.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백신 미접종자들에게는 감염 전파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송 교수는 "감염자 대부분이 외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유럽과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백신접종이력을 확인해야 한다"며 "백신 미접종자에서 감염 및 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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