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0원(0.70%) 오른 111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전일 대비 3.4원 상승한 1108.50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19일 5거래일간 33.9원이나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일 코스피 시장에 외국인들이 7거래일 만에 '사자'로 전환하며 원·달러 환율도 6거래일 만에 하락(-4.0원)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미·중 무역갈등 경계감이 심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지속되면서 달러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매입 프로그램 연장, 제로금리 유지 등 통화완화적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달러화가 상대적 강세를 시현한 영향도 더해졌다.
시장에선 향후 유럽경기 개선에 따른 유로화 가치 상승, 신흥국 경기 회복, 미 금리인상 후 달러화 약세 반전 등으로 달러강세 속도가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중 무역갈등 심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향후 원화 방향성을 가를 잠재 리스크가 될 수 있어서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위안화 절상 압력 시, 원화도 함께 절상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수출둔화와 경상수지 적자가 불가피하다.
실제 과거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 엔고가 되자 우리나라의 수출은 1987년(36.2%)과 1988년(28.4%) 증가하는 호황을 누렸다. 이에 미국은 슈퍼 301조를 발동하고,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원화가치를 절상하도록 통상압력 수위를 높였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1986년 말 860원에서 1989년 66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무역분쟁 격화 시 수출둔화 등 한국의 간접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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