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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국토대전] 한국도시설계학회장상, 서울 서대문구청 신촌 이화52번가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7 16:50

수정 2018.07.17 16:50

슬럼화 심했던 이대 뒷골목 상권, 청년 상인들 아이템으로 '부활'
배달전문 커피숍·책방 등 다양한 콘셉트 상점 들어서.. 청년몰 사업 끝났어도 북적
서울 서대문구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침체된 이화52번가 거리에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상인 유치 등을 통해 새롭게 활력을 불어 넣었다.
서울 서대문구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침체된 이화52번가 거리에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상인 유치 등을 통해 새롭게 활력을 불어 넣었다.

2018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특별부문 한국도시설계학회장상을 받은 '신촌 이화52번가'가 위치한 이화여대 상권지역은 1980~90년대, 2000년 초반까지 젊은이들이 북적거리는 패션거리로 이름이 드높았다. 가격이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디자인의 옷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또 많은 관광객과 더불어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명실상부한 서울 최고의 상권 중 하나였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와 함께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발길이 홍대 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대 상권의 쇠락이 시작됐다.


상점가의 장기 침체로 서울지역 10개 대학 상권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상권 내 장기 미임대 점포비율이 높아졌으며, 이로 인해 도시경관 저하와 유동인구가 감소하여 상권이 더욱 침제 되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이대 상점가 임대료는 평당(3.3㎡) 80만원 수준이었으나, 2016년 4월 기준 20만원으로 대폭 하락한 상태였다.

■청년몰 사업으로 낙후된 상권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

서울 서대문구는 이대 뒷골목에 위치한 약 194개의 점포 중 거의 반 정도가 공실일 정도로 슬럼화된 상황에서 2016년 4월, 중소벤처기업부(전 중소기업청)가 낸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공고를 이 지역을 다시 살릴 하나의 기회로 생각했다.

서대문구청은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긴밀히 협조해 신촌 이화52번가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현장평가를 거쳐 2016년 6월, 청년몰 사업지로 최종 선정됐다.

비어있는 점포를 활용해 리모델링한 22개 점포에서 선발된 44명의 청년 상인들이 꿈꾸었던 창업의 첫발을 내딛었다. 배달전문 커피숍, 독특한 책방, 학생들이 좋아하는 샐러드, 경양식 음식점, 생활 한복을 전문으로 하는 상점 등 다양한 콘셉트의 아이템들이 죽어가던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우선, 각 매장별 인테리어 컨설팅을 통해 이화52번가만이 가지는 특별한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했고, 공동 로고가 부착된 쇼핑백을 제작 및 배포해 상점가 공동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도 이화52번가 점포 소개, 창업 스토리 인터뷰 등 약 90개의 게시물을 게재했다.

또 청년 상인들에게 고객응대법, VMD교육, 회계실무교육 등 지속적인 창업교육을 실시하여 체계적인 창업 방법에 대해 가이드를 제시했다.

■대학·지자체·지역사회 간 협력을 통한 경제 활성화

이화52번가 청년몰 사업이 타 지역 사업과 구별되는 것은 대학과 지자체가 연계하여 사업을 추진했다는 사실이다. 이화여대에서도 쇠퇴하는 지역 상권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실제로 2015년 이화스타트업 52번가 프로젝트를 실행하여 죽어가는 상권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학교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명백한 한계가 있었고,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사업추진 주체로 서대문구청과 이대 상인회의 적극적 협조 아래에서야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청년몰 사업은 작년에 모두 종료되었지만, 여전히 청년 상인들의 이화52번가에서 각자의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거리는 예전의 텅 빈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로 북적이는 특색 있는 골목으로 다시금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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