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누구' 편의점에 배치..KT '기가지니' 호텔 공략 등 AI서비스 영역 확장 경쟁
스마트폰과 스마트 스피커 등 일반 소비자를 공략했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기업용(B2B)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기와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확산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AI 서비스가 파고들 수 있는 분야를 적극 개척, 제휴 등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CT 업계가 B2B 시장을 위한 AI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디바이스는 스마트 스피커다. 스마트 스피커는 지난 2014년 아마존이 AI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한 '에코'를 내놓은 것이 최초다. 에코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기능에 힘입어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미국 내 스마트 스피커 보유 가구는 2016년 전체의 7%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7%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2020년 미국 가정의 75%가 AI 스피커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스마트 스피커는 5000만대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에는 전체 가구 중 스마트 스피커를 보유한 비율이 6% 정도에 불과하지만 2020년에는 71%까지 오를 전망이다. 국내 통신사와 인터넷 사업자들도 잇따라 스마트 스피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AI를 다양한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AI를 경험한 이용자들이 곳곳에서 AI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자사 스마트 스피커 '누구'를 전국 100곳의 CU편의점에 배치했다. 누구는 계산대 옆에 배치돼 매장 근무자의 운영을 돕는다. 물류 차량 위치, 본사의 공지사항, 조작 매뉴얼 등 정보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3·4분기 중 비스타 워커힐 서울호텔의 객실에도 누구를 배치할 계획이다. 투숙객들은 누구를 통해 조명, 커튼, 온도 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KT도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 객실에 자사 스마트 스피커 '기가지니'를 배치했다. 호텔용 기기지니는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디스플레이까지 달아 특별 제작했다. 투숙객들은 기가지니로 온습도, 조명, TV 등을 제어하거나 컨시어지에 전화를 걸지 않고도 비품을 신청할 수 있다. KT는 호텔을 시작으로 아파트, 리조트, 병원, 요양시설 등으로 기가지니의 활용범위를 높일 계획이다.
아마존도 최근 '알렉사 포 호스피탈리티(Alexa for Hospitality)' 서비스를 발표했다. 숙박 등 서비스에 최적화된 알렉사를 스마트 스피커 에코에 탑재해 공급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 4월부터 AI스피커로 매장 고객을 응대하는 '유플러스 도우미' 서비스를 선보였다. 유플러스 도우미는 수시로 변하는 휴대폰·요금제 등의 정보를 꿰고 있어, 매장 영업사원의 조수 역할과 함께 고객서비스 업무도 한다.
KT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는 "호텔의 경우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자동화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시간이 많다는 점에서 스마트 스피커의 특징이 잘 발현될 수 있다"며 "이 외에도 리조트, 병원, 요양시설 등에서 스마트 스피커의 음성 제어 기능이 유용한 공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B2B 시장으로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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