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MS·트위터, 데이터 전송프로젝트(DTP) 시동
미국 실리콘밸리 공룡 4인방(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스프트, 트위터)이 22일 ‘데이터 전송 프로젝트(DTP)’라는 공동연합전선을 형성했다. DTP는 사용자들이 인터넷서비스에서 써오던 설정을 다른 경쟁사 서비스에서도 그대로 쓰게 하는 일종의 데이터 호환 프로젝트다.
■번호이동하듯 ‘데이터 이동’
예를 들어 네이버 뮤직 월정액 서비스를 쓰던 사람이 멜론이나 벅스 뮤직으로 옮길때 자신이 쓰던 플레이리스트를 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이동통신 시장에선 KT사용자가 SK텔레콤으로 갈아탈때 자기 번호와 주소록을 들고 가는 ‘번호이동’이 된다. DTP 서비스가 되면 사용자들이 인터넷 기반 유사 서비스를 갈아탈때 ‘데이터 이동’을 할 수 있단 얘기다.
IT매체 테크레이더는 “사용자는 페이스북이나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을 탈퇴하면 데이터도 날리게 된다”면서 “DTP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이런 정보를 버리지 않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연합체는 지난 2017년 출범해 DTP 프로젝트를 논의해왔다. 사용자가 데이터를 다른 서비스로 옮기려면 이를 호환할 수 있게 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4개 연합체는 앞으로 음악,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사업자들을 더 끌어모아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 그레그 페어는 “구글, MS, 트위터, 플리커, 인스타그램, 리멤버 더 밀크, 스머그머그 등에서 개방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사용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데, 참 좋은데...“애플 없이 되겠니?”
유익한 프로젝트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도 보인다. 이들 연합체 가운데 실리콘 밸리 공룡 ‘애플’이 빠져서다. 현대자동차·SK·네이버·카카오 등이 뭉쳤는데 삼성전자만 빠진 꼴이다. 구글 4인방의 면면만 봐도 애플이 왜 끼지 않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끄는 구글과 애플이 한팀이 되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구글과 애플은 이미 너무 많은 분야에서 경쟁중이다. 스마트폰(구글 픽셀)과 모바일 운영체제(OS)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등 대부분의 신성장 시장에서 치열하게 싸워야 할 적이다.
PC월드의 마이클 사이먼 기자는 “DTP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중소서비스업체와 대형 서비스업체가 협업해야 하는데 애플은 연합체 멤버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면서 “애플 참여가 없다면 이 프로젝트는 저주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사이먼은 “구글 계정을 통해서만 데이터를 옮길 수 있고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나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뮤직 등에서 호환되지 않는다면 필요한 만큼 완벽하게 데이터를 옮기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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