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은 짐승도 아니고 그냥 다 싸질러놨네. 정부 믿고 애 낳음?” “뭘 그리 많이 낳냐 햄스터냐”
다둥이 엄마 김모씨가 자신의 가정을 향해 이 같은 악성 댓글(악플)을 남긴 네티즌들을 고소했다.
김씨는 장하나 전 국회의원이 공동대표로 활동 중인 '정치하는엄마들'과 함께 24일 경찰청 앞에서 ‘다자녀가정 혐오댓글사건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 가족은 지난달 16일 한 언론에서 다둥이 가족의 사례로 소개됐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애들 많은 집 보면 둘 다 밝히는 것 같다”, “자식 팔아 장사하냐?”, “다가족 보면 대부분 부모들이 미개하더라” 등의 악성 댓글을 남겼다. 이런 댓글을 아이들도 보게 되면서 김씨는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
김씨 등은 “표현의 자유는 폭력의 자유가 아니다”라며 “정부도 더 이상 혐오표현의 문제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면서 경찰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정부 차원의 혐오표현 규제를 요구했다.
김씨의 아들인 윤모군은 “이번 악플들을 보면서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저는 이번 댓글들을 강력히 처벌했으면 좋겠다”면서 “다자녀 가정인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불편한 시선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그런 편견을 버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정치하는엄마들' 김정덕 활동가는 “혐오표현의 피해자는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며 “영화도 관람 연령등급이 있는 반면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뉴스 포털에 달리는 댓글들은 이미 폭력성·선정성 면에서 이를 접하는 아이들에게 정신적 학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정치하는엄마들' 조성실 공동대표는 “최근 안희정 전 지사 관련 기사나 예멘 난민 기사, 퀴어퍼레이드 기사, 혜화역 시위 기사 등에 달린 댓글을 보면 성인도 읽기 힘든 수준이다. 내 아이가 한글을 읽게 되는 것이 두렵다”면서 “정부가 혐오표현을 방치함으로써 혐오문화가 조장되고 있다. 혐오표현규제법이 조속히 재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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