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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시대' 성큼… 생사 기로에 선 밴사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5 17:03

수정 2018.08.05 17:44

소상공인수수료 절감 차원.. 카드사·밴사 패싱 간편결제
정부·지자체 앞다퉈 도입.. 카드사 체크카드 실적 타격
밴사·대리점은 존폐 위기
'페이시대' 성큼… 생사 기로에 선 밴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서 중간단계 없이 곧바로 고객과 가맹점 사업자를 연결하는 QR코드 간편결제 방식을 속속 도입하면서 카드업계와 VAN사(밴사) 등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QR코드 간편결제는 스마트폰으로 가맹점의 QR코드를 찍으면 고객의 계좌에서 가맹점 사업자의 계좌로 돈이 빠져 나가는 방식으로 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인 VAN사(밴사), PG(Payment Gateway·전자지불대행)사 등을 거치지 않아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 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카드사의 경우 체크카드 이용분이 QR코드 간편결제 방식으로 이동하면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밴사를 비롯 밴대리점 등 중간단계 결제업체는 존폐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 체크카드 수수료 타격

'00페이'로 불리는 QR코드 간편결제가 오프라인 결제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권은 공동 QR코드 표준을 제정, 연말부터 개발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 은행권 공동의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시작한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지자체 주도 '제로페이' 등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결제 방식이 다양화되면서 결제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현재 연매출 기준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0.8%), 3억원~5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1.3%)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제로페이를 통해 수수료율을 0%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울페이가 은행계좌를 기반으로 한 계좌이체 형식의 결제 시스템으로 신용공여 기능이 없어 신용카드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QR코드 간편결제가 상용화 될 경우 그동안 체크카드로 얻은 수수료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결제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페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반 카드와 마찬가지로 갖다대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페이 결제가 온라인에서 활성화 되면서 신용카드 사용을 도모해 카드사들도 이들과 제휴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밴사 등 수익악화 불보듯 뻔해

무엇보다 간편결제가 확산될 수 록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밴대리점이다.

밴대리점 측은 "지급결제 방식이 바뀌는 현재 업계의 흐름에 반대할 수는 없다"면서도 수익 악화가 불가피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조영석 사무국장은 "IC단말기 설치는 밴대리점이 단말기 구입을 먼저 한 뒤 가맹점을 찾아가 설치하는 작업으로, 사전에 밴대리점이 수수료 수익을 차후에 보전받는 방식이다"면서 "당국의 지침대로 기한에 맞춰 설치 경비가 나오기 어려운 가맹점에도 찾아가 IC단말기 설치를 이제 겨우 마쳤는데, 지자체가 나서서 카드가 아닌 간편결제를 상용화 한다고 하니 하소연할 수 도 없고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밴대리점이 IC단말기를 교체한 신용카드 가맹점은 약 247만개에 달한다. 조 국장은 "IC단말기 교체 의무화로 밴대리점이 단말기 구매에 투자한 비용이 적지 않다"면서 "제로페이 같은 새로운 결제방식을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밴수수료도 줄어들어 업황이 어려워진 만큼 억울한 부분도 있는게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카드조회협회는 이번 주 회의를 거쳐 행정소송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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