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흥겨운 국악선율로 날려버릴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 ‘팥빙수처럼 시원한 음악회’가 오는 23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매년 새로운 시도, 새로운 만남으로 우리음악의 멋과 아름다움을 선사해온 이 음악회는 올해는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던 역사적인 날을 기념해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기리는 남북교류 평화콘서트로 마련된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수석지휘자 이정필이 지휘하는 이번 무대에서는 탈북피아니스트 김철웅과 탈북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평양민속예술단(단장 주명신)과 TV프로그램 '남남북녀'에서 주목을 받았던 김은아가 출연해 북한예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든다.
또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와 그의 제자들로 구성된 김덕수 사물놀이패, 국립부산국악원 성악단 단원 김세윤, 그리고 부산시립합창단 단원들이 출연해 다양하면서도 신명 넘치는 연주를 선보인다.
첫 무대는 피아니스트 김철웅이 들려주는 피아노협주곡 '아리랑 소나타'다. 언젠가 남북한이 하나돼 아리랑을 부를 그 날을 기대하며 국악관현악곡으로 편곡, 피아노 협연으로 들려준다.
평양음악무용대학,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을 졸업하고 평양국립교향악단 수석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한 김철웅은 지난 2001년 탈북해 현재 서울교육대학교 연구교수, 아리랑남북청소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사단법인 ‘예술로 함께’ 이사장을 역임하며 음악을 통한 남북화합에 주력하고 있다.
이어 남북 통일의 염원을 담은 평양민속예술단의 '통일 아리랑, 통일 돈돌라리',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남누리 북누리, 고향의 봄', 평양민속예술단 단원 김은아의 사모곡 '어머니' '아리랑 낭낭'등이 펼쳐진다.
지난 2002년 탈북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창단된 평양민속예술단은 북한에서 유행하는 전통민요와 대중가요를 비롯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남과 북의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무대에 서왔다.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이준호가 편곡한 '혼의 소리 아리랑'은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는 아리랑을 집대성해 한민족이 지닌 아리랑에 대한 정서를 담아낸 곡으로, 이번 무대에서는 소프라노 남순천, 엘토 이유진, 테너 최원갑, 베이스 김창돈, 소리 박성희, 김세윤의 소리로 들려준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던 의식으로서의 굿과 풍물놀이에 수반됐던 전통음악을 근본으로 작곡한 정송회의 사물놀이 협주곡 '본'을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강렬한 연주로 들려준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그동안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약 5500회가 넘는 국내외 공연을 통해 새로운 흥분과 감동의 연주로 관객들을 열광시키며 우리 국악의 현대화, 대중화,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관계자는 "매년 8월 열리는 팥빙수처럼 시원한 음악회는 올해는 남북의 평화를 기리며 열리게 돼 더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가 하나가 돼 부르는 아리랑이 조그마한 평화의 씨앗이 되어 남북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를 불러오는 아리랑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꾸미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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