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 자문을 지낸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 연구위원 유용딩이 이같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 위원은 헤이룽장성에서 열린 한 금융포럼에 참석해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이 미치기 시작하고 있어 중국이 새로운 위안 하락 기조와 자본유출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면대출 부도율 증가,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 고조, 하반기 경기성장 둔화 등 ‘일부 불안 요인들’이 벌써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이 와중에 미국과 무역전쟁은 중국 경제와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무역전쟁 외에도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 터키 등을 비롯한 신흥시장 금융위기 고조 등이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용딩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처럼 시장의 군중심리가 중국을 덮칠 수 있다면서 위안은 “하강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는 다시 하강 예상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새로운 자본 이탈과 위안 평가절하에 대비해야만 한다”면서 “현실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닥치기 전에 문제점들을 먼저 막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유 연구위원은 중국 당국이 대규모 자본유출의 가능한 경로나 맹점들을 ‘주의 깊게’ 조사하고, 가상화폐가 자본이탈의 새로운 도구로 활용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중국인민은행은 10일 계간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을 상쇄하는 방어적 무기로 위안 평가절하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BOC는 무역전쟁이 수출에 충격을 주고, 시장 심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금융시장의 혼란을 실제보다 부풀릴 수 있지만 위안 평가절하는 동원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PBOC에 따르면 위안은 1.4분기 달러에 대해 3.9% 가치가 뛰었지만 2.4분기에는 5.0% 하락세로 반전했다. 또 위안은 무역전쟁과 경제성장 둔화 속에 지난달 잇단 하락 흐름을 보였고, 저항선인 달러당 7.0위안 선이 계속 도전을 받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유용딩은 그러나 모든 이들이 특정 환율에 집착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면서 달러당 7위안이나 6.9위안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지적해 중앙은행이 달러당 7위안을 마지노선으로 간주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대신 PBOC가 시장심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되 규칙적인 시장 개입은 계속해서 억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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