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대손충당금·리테일 부진에 발목 잡힌 외국계은행 실적 ‘주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1 16:52

수정 2018.08.24 20:45

SC제일은행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24.5% 감소 
씨티은행도 0.1% 감소 '정체' 
대손충당금 전입 증가·리테일 부진 등 영향 
하반기 WM, 디지털 집중화로 활로 모색 
대손충당금·리테일 부진에 발목 잡힌 외국계은행 실적 ‘주춤’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이어간 반면 외국계은행의 실적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의 상반기 이자수익 등은 개선세를 나타냈지만,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와 리테일(소매) 영업이익의 부진 등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은 전년에 비해 14% 증가했고,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 판매 수수료 증가 등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도 4.8% 올랐다. 하지만 판매관리비용의 증가(454억원)와 파생상품 관련 충당금 전입액 증가(200억원) 및 대출채권, 수취채권 충당금 환입액이 줄어든 것이 순이익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기업금융 다음으로 이익 기여도가 높은 리테일 금융 부문의 부진도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여·수신 업무를 하는 리테일 금융 부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73억3400만원으로 전년 동기(811억2100만원) 대비 54% 급감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1170억원을 기록했다. 신탁보수의 증가 등으로 총수익이 6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지만,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434억원) 대비 39.1% 증가한 604억원을 기록, 순이익의 정체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순수수료손익에서 손실(-157억원)을 기록했고, 이자이익도 전년에 비해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비이자이익이 972억원으로 28.6%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외국계은행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준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새롭게 적용된 IFRS9(국제회계기준)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직전 시행된 K-IFRS 제1039호와 비교해 IFRS9은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한 것"이라며 "적립기준을 원리금 연체 등 객관적 사건 발생을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 발생손실모형에서 앞으로 발생 가능한 손실을 미리 예측하는 기대신용손실모형으로 변경했는데, 이는 미래전망정보와 신용손실 예상기간이 길어져 부도확률이 동반상승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손충당금의 환입이 많이 발생한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엔 카드와 파생상품 관련한 대손충당금의 전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한 점도 결과적으로 대손충당금이 실적에 대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한 다른 시중은행들과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들 외국계은행은 하반기에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WM(자산관리)과 디지털 부문에 대한 확대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SC제일은행은 PB센터의 비중을 축소함과 더불어 점포마다 RM(자산관리 전담직원)의 인원을 대폭 늘려 자산관리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고, 키보드뱅킹과 셀프뱅크 등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씨티은행도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과 테스트 등을 위한 자산관리 조직을 확대하고, 신규 인터넷뱅킹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앱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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