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상-하위 10% 비교해보니 … 86만원 vs 1113만원
하위 10% 월 소득 13%↓ 용돈 등 비경상 93.7% 급감
일자리 잃은 후 지갑 닫아..다른 영세상인에도 악영향, 상위 10% 소득은 13% 늘어
우리 국민의 가계를 소득 규모별로 세분화할수록 빈부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는 커졌고, 고소득층 소득은 대폭 늘어났다. 계층 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한층 뚜렷해졌다.
하위 10% 월 소득 13%↓ 용돈 등 비경상 93.7% 급감
일자리 잃은 후 지갑 닫아..다른 영세상인에도 악영향, 상위 10% 소득은 13% 늘어
저소득층은 주로 근로소득, 사업소득 수치가 곤두박질쳤다. 반면 고소득층은 근로·사업·재산 등 대부분 항목에서 소득이 증가했다.
■소득세분화 땐 양극화 더 커져
24일 통계청의 소득 10분위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최하위 10%인 1분위의 올해 2·4분기 기준 월평균 가계소득은 86만572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감소했다. 가계소득을 5단계로 나눴을 때 최하위 20%인 1분위보다 하락률이 5.4%포인트 더 떨어졌다. 근로소득은 21만1465원으로 24.8% 줄었고, 사업소득은 8만1159원으로 39.4% 급감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떨어지면서 처분가능소득도 67만4890원으로 16.5%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이나 연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비영리단체 기부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뒤 언제나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식비나 교통비, 월세 등에 주로 쓰인다. 이전소득은 10.0% 늘어 55만5312원이었다. 이전소득은 기초연금, 사회보험, 아동수당, 실업수당 등 정부에서 받는 지원금 성격이다. 재산소득도 18.6% 증가했다. 그러나 금액은 1만3772원에 불과했다.
반면 비소비지출은 19만832원으로 2.2%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은 소득세, 자동차세, 주민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가구 구성원의 뜻과 상관없이 빠져나가는 돈이다. 1분위는 한 달 내내 일(근로+사업)해도 29만여원밖에 못 벌지만 꼬박꼬박 19만여원이 지출되는 셈이다.
1분위는 음식·숙박 등 서비스업이나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영세상인이 다른 분위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이들은 경기침체 영향의 중심권에 있으며 소비 등 내수부진에 가장 민감하다. 제조업 등 경기부진으로 일자리를 잃은 1분위가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같은 1분위에 있는 영세상인의 사업도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상위 10% 재산소득 큰 폭 증가
최상위 10%인 10분위는 이와 반대다. 올 2·4분기 월평균 소득은 1113만4309원으로 1년 전 2·4분기에 견줘 12.8% 증가했다. 소득 5분위에서 최상위 20%보다 증가율이 2.5%포인트 높다.
세부항목에서도 마이너스는 찾기 힘들고 증가율이 뚜렷했다. 근로소득 22.3%(808만2380원), 재산소득 58.5%(6만3595원), 이전소득 4.7%(44만429원) 등이다. 사업소득은 1.7% 줄어든 230만8867원이었다. 비소비지출은 27.1% 증가한 252만8560원으로 기록됐다. 이로써 10분위 처분가능소득은 860만5749원이었다. 지난해 2·4분기와 비교하면 9.2% 늘어난 수치다.
1분위와 10분위에서 주목할 만한 항목에 비경상소득도 있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아니라 퇴직일시금, 사고보상금, 복권당첨금, 용돈 등과 같은 우발적 소득이다. 비경상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분위가 93.7% 감소했고, 10분위는 47.2%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 가구에서 부모님이 받았던 월 5만~6만원의 용돈이 비경상소득에서 빠지면서 대폭 감소한 것"이라며 "고소득층은 (비경상소득에서) 경조사비가 60%가량 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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